안갯속 '경찰관 추락사' 진상 언제쯤…의혹투성이 '집단마약 실체'
숨진 경찰관 마약 여부 및 사인 쟁점…기강해이 비판 이어질 수도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에서 현직 경찰관이 추락해 숨진 사건이 안갯속에 휩싸여 있다. 경찰은 '집단 마약' 혐의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들이 왜 모였는지, 숨진 경찰관의 추락 경위 및 마약 투약 여부 등은 여전히 의혹투성이다.
특히 사망한 경찰이 일행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벌써 경찰의 기강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헬스동호회 가장한 마약 모임?…이들은 왜 모였나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경찰 추락사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15명 전원을 조사했다. 현직 경찰관이었던 A씨를 포함하면 당일 모임 인원은 최소 16명으로 파악된다. 당초 A씨까지 8명이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현장에서 도주한 8명을 추가로 입건했다. A씨를 제외한 이들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의사, 대기업 직원, 헬스 트레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만큼 모임의 성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처음엔 '헬스 동호회'로 모였다는 진술이 나왔지만, 경찰은 집단 마약 투약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A씨가 추락사한 서울 용산구 아파트 14층 현장에선 주사기와 성분 미상의 알약이 일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조사 과정에서 "좋은 게 있다고 불러서 모임에 갔고 아파트 내부로 들어갔더니 방 안에 마약이 깔려 있었다", "경찰관이 마약에 취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5명 중 5명 간이시약 '양성'…정밀검사 결과 언제쯤?
집단 마약 여부 및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선 분명한 물증이 필요하다. 이들의 마약 검사 결과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경찰에 따르면 동석자 전원에 대한 마약간이시약 검사 결과 그중 5명은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 일부 마약 성분에 대해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간이시약 검사 결과와 이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어 정밀 감정 등을 통해 A경장의 투약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며 "마약간이시약 검사 결과는 확정적이 아니며, 국과수 정밀감정 등을 통해 확인할 사안이다"고 밝혔다.
마약 검사는 소변이나 모발에서 마약 성분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소변에서는 3~5일, 모발에서는 1년 전 투약한 마약까지 검출될 수 있다. 소변 검사 키트로 이뤄지는 간이시약 검사는 신속하지만, 정확성이 떨어져 정밀 분석 기기를 활용한 감정이 필요하다.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의 경우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 가까이 걸렸다. 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마약류 범죄 수사 관련 예산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과수 감정 회신 시간은 2021년 기준으로 10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숨진 경찰관의 사인과 마약 여부
숨진 경찰관 A씨의 마약 투약 여부도 사건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A씨가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경찰이 정작 내부 단속에 소홀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경찰은 최근 연이은 성범죄, 음주운전 등으로 기강해이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A경장이 너무 취해서 방으로 데리고 들어갔는데, 동석자들이 A경장을 보지 못한 사이 창문 밖으로 추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마약에 취해 아파트 14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말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타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A경장의 마약 투약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약독물검사를 진행 중이다. 부검 완료까지는 통상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2~3주가 소요된다.
경찰 관계자는 "변사자의 마약 투약 여부도 철저히 확인하고 있으며, 당일 참석자들의 마약 투약 여부 등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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