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열차서 한 권 다 읽고 퇴근길 남춘천역 반납하고

최승현 기자 2023. 9.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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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스마트 도서관 ‘인기’
강원 춘천 남춘천역에 있는 스마트도서관에서 지난달 28일 한 시민이 책을 반납하고 있다.
춘천시청·시립도서관 등 4곳에 설치…이용률 매년 급증
한 번에 1인당 3권 대출…내년 도서관 통합 시스템 구축

“출근하면서 책을 빌렸다가 퇴근할 때 반납하니 정말 편해요.”

지난달 28일 오후 8시20분쯤 강원 춘천시 남춘천역 개찰구를 빠져나온 김윤선씨(48)는 계단을 지나 역 하부공간에 설치된 스마트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남춘천역 스마트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선 김씨는 가방에서 책 1권을 꺼내 무인 반납기에 넣고 ‘반납 확인증’을 출력했다.

춘천시 퇴계동에 살며 ‘ITX-청춘’을 이용해 서울에 있는 직장을 오가는 김씨는 “2년여 전부터 남춘천역 스마트 도서관에서 일주일에 1~2회 책을 빌려 출퇴근할 때 열차 안에서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간 등을 쉽게 빌릴 수 있어 좋다”며 “직장인뿐 아니라 수도권 대학으로 통학하는 대학생들도 스마트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스마트 도서관은 자유롭게 각종 도서를 대출·반납할 수 있는 무인 시스템이다. 춘천시는 시민들이 도서 관련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2018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4억8000만원을 들여 춘천시청을 비롯해 남춘천역, 춘천시립도서관, 춘천시립청소년도서관 등 4곳에 스마트 도서관을 설치했다.

이들 스마트 도서관에는 240~400권 규모 도서가 비치돼 있다. 시립도서관과 시립청소년도서관 소장 도서를 신청하면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스마트 도서관 운영 시간은 설치 장소에 따라 다르다. 춘천시청과 남춘천역은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지만, 시립도서관과 시립청소년도서관은 24시간 개방된다. 사실상 시간 제약 없이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빌릴 수 있어 시민들 호응도가 높다.

퇴계동 주민들과 ITX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남춘천역 스마트 도서관의 경우 지난해 이용자는 5638명에 달했다. 월평균 469명이 이용한 것이다.

춘천시청 스마트 도서관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2018년 122명에서 2022년 268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시립도서관 도서열람팀 박대화 주무관은 “시립 공공도서관 정회원이면 누구나 스마트 도서관에서 한 번에 1인당 3권을 14일간 대출할 수 있고 반납 역시 가능하다”며 “선호도를 고려해 주로 신간과 베스트셀러 등을 비치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 주무관은 이어 “지난해 4개 스마트 도서관의 이용률이 개관 첫해보다 6~119% 증가했다”며 “매년 큰 폭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립도서관(25만3708권)을 비롯해 시립청소년도서관(6만1691권), 동내도서관(6만9842권), 소양도서관(4만3503권) 등 춘천지역 8개 공공도서관은 모두 도서 60만837권을 보유하고 있다.

춘천시 인구는 지난달 기준 29만1212명이다. 이를 고려하면 춘천지역 공공도서관이 인구 1인당 2권에 해당하는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 내 아파트 단지 등에 설치된 10여개 작은도서관의 도서 보유량을 포함하면 시민 1인당 도서관 장서량이 전국 평균(2.34권)을 크게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당분간 독서 인구의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앞으로 스마트 도서관 이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도서관 간 상호 대차 서비스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며 “2억5000만원을 들여 8개 공공도서관과 10여개 작은도서관을 연결하는 정보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2024년 1월부터 가까운 도서관에서 다른 도서관의 책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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