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가 휘장'에 용광로 빠지고 수력발전소 들어간 까닭은?

구교운 기자 2023. 9. 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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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정권수립기념일) 75주년을 앞둔 북한이 각종 국장(國章)의 유래를 부각해 선전했다.

댐과 수력발전소, 철탑은 북한의 공업과 노동을 의미하고 벼이삭은 농업과 인민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러한 방식의 디자인은 과거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기도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당초 북한의 국장 시안에는 용광로가 들어가 있었지만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철탑과 수력발전소로 바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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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김일성 "기술발전 보여주는 전기화 반영하라" 지시로 변경
북한 선전매체, 정권수립기념일 맞아 각종 국가 상징 유래 부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창건 75주년(9월9일) 기념 우표에 표현된 북한 국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오는 9일 (정권수립기념일) 75주년을 앞둔 북한이 각종 국장(國章)의 유래를 부각해 선전했다. 이번 기념일을 중요한 내부 결속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사가 엿보인다.

북한의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은 9월호에서 이같은 내용을 기획기사로 소개했다.

북한의 국장은 1948년 평양미술전문학교 교장을 지낸 화가 김주경이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장은 빨간색 오각별 아래 하얀 눈이 덮인 백두산이 있고, 그 밑에는 댐과 수력발전소, 철탑이 각각 그림으로 표현돼 있다. 또 국장 상단 좌우에 노란 벼이삭이 감싸고 있다. 벼이삭은 빨간색 리본에 묶여 있고, 리본 위에는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란 국호가 적혀 있다.

빨간색 오각별은 공산주의, 사회주의체제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널리 사용된 것이다. 백두산은 북한의 김씨 일가를 상징하는 곳으로, '민족의 성지'로 신성시 여겨진다. 댐과 수력발전소, 철탑은 북한의 공업과 노동을 의미하고 벼이삭은 농업과 인민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러한 방식의 디자인은 과거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국가에서 널리 사용되기도 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당초 북한의 국장 시안에는 용광로가 들어가 있었지만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철탑과 수력발전소로 바뀌게 됐다.

김 주석은 1948년 1월 미술가들이 디자인을 도안하는 곳을 찾아 이를 살펴본 뒤 "용광로도 공업발전의 전망을 표현하는 것이긴 하지만 공업의 한 부분을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국장에는 노동계급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동맹에 기초한 광범한 인민대중의 통일단결과 함께 강력한 현대적인 공업과 선진적 농업의 발전 전망이 뚜렷하게 표현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술가들은 용광로를 대체할 만한 상징을 찾지 못한 채 심의에 제출했고 김 주석이 다시 "용광로를 그린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발전 방향이 충분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라며 "장차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발전된 부강하고 문명한 나라로 되려면 기술발전의 방향을 보여주는 전기화를 반영해야 한다"라고 재차 짚어 결국 수력발전소가 디자인에 반영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때 도안에 들어간 수력발전소는 평안북도 삭주군 수풍면(압록강)에 있는 수풍댐과 수풍발전소를 표현한 것이다.

수풍 댐과 발전소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부터 건설돼 1943년 11월 가동을 시작했다.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댐으로 지어져 북한은 이를 경제 발전의 상징으로 선전하기도 했다.

김 주석은 용광로뿐 아니라 벼이삭의 낱알 개수도 지적했다고 한다. 그는 낱알 수를 세어본 뒤 "우리나라 농업 발전의 먼 장래를 대다보면서 벼알을 더 많이, 더 탐스럽게 그려넣어야 한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매체의 보도 내용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북한의 국장은 1993년 일부 수정을 거쳐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거의 대부분의 공무원의 사무실 책상에 각종 국장이 반영된 장식물을 배치시키고, 인공기가 그려진 옷을 널리 보급하는 등 '국가 상징'을 통해 결속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정권수립기념일을 맞아 공개된 선전매체의 보도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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