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조커’ 황희찬, 부상 훌훌 털고 시즌 2호골 폭발…헤더에 이어 어깨로 득점
[포포투=김환]
황희찬이 시즌 2호골을 터트렸다.
울버햄튼은 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2-3 패배를 당했다.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울버햄튼은 리그 15위에 머물렀다.
황희찬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황희찬은 지난주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과 브라이튼전 모두 후반전 교체로 출전해 가벼운 몸놀림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앞서 치른 두 경기 활약에 힘입어 선발 출전 기회를 받은 황희찬이었다.
그러나 에버턴전에서 선발로 나선 황희찬은 물론 울버햄튼은 전반전 내내 좋은 장면을 만들지 못하며 아쉬움과 함께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울버햄튼의 게리 오닐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황희찬을 불러들이고 라얀 아이트 누리를 내보냈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경기를 45분 만에 마치고 말았다.
당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전반전에 햄스트링에 문제를 느꼈다. 마테우스 누네스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황희찬이 빠지면) 우리는 왼쪽 측면에 배치할 옵션이 없었다. 나는 아이트 누리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 좋은 공격 능력을 갖고 있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해줬다”라며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전 초반은 울버햄튼이 밀리는 분위기였다. 울버햄튼은 전반 12분경 에제가 박스 왼편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고메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내줄 위기가 왔지만, VAR 결과 접촉은 있었으나 넘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도하던 울버햄튼이 박스 바로 앞에서 공을 빼앗겼고, 패스를 받은 아예우가 정확한 인사이드 슈팅으로 울버햄튼의 골문을 노렸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은 그대로 골문으로 향했지만, 공이 라인을 넘어서기 직전 킬먼이 발을 뻗어 막아냈다. 팰리스는 기회를 놓쳤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울버햄튼을 더욱 압박했다. 울버햄튼은 전반 34분과 42분 네투의 슈팅으로 체면을 살렸다.
전반전부터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던 팰리스가 결국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11분 패스 한 번으로 울버햄튼의 측면이 허물어졌고, 공을 받은 미첼이 문전을 향해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쇄도하던 에두아르가 킬먼을 압도하고 헤더로 연결해 울버햄튼의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울버햄튼의 선택은 황희찬이었다. 울버햄튼은 후반 15분 경기 첫 번째 교체카드로 황희찬을 선택했다. 황희찬은 사라비아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오닐 감독의 교체가 적중했다. 황희찬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네투의 프리킥을 황희찬이 어깨로 돌려놓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공이 머리가 아닌 어깨에 맞았기 때문에 득점 인정 여부를 두고 VAR이 진행됐다. 짧은 시간 검토 끝에 그대로 득점이 인정됐다.
이번 득점으로 황희찬은 지난 브라이튼전에 이어 시즌 2호골을 쐈다. 브라이튼전에서도 이른 시간 교체되어 들어온 황희찬은 팀이 큰 점수차로 끌려가던 와중 만회골을 터트렸는데, 이번에도 리드를 허용한 상황에서 교체로 투입돼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번 득점은 만회골이 아닌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날 황희찬은 ‘슈퍼 조커’나 다름없었다.
황희찬의 동점골에도 불구하고 울버햄튼이 다시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33분 후방에서 날아온 공을 마테타가 떨궜고, 이를 감각적인 컨트롤로 받은 에제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팰리스에 다시 리드를 안겼다. 후반 39분에는 에두아르가 마테타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팀의 세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울버햄튼은 후반 추가시간 6분 네투의 크로스를 쿠냐가 헤더로 연결해 한 골 따라갔지만, 동점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결국 패배로 경기를 마쳤다.
황희찬은 브라이튼전과 마찬가지로 득점을 터트렸지만, 황희찬 홀로 팀의 패배를 막기는 어려웠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황희찬에게 평점 7.4점을 줬다. 교체로 투입됐지만 팀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평점을 받으며 활약을 인정받은 황희찬이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은 황희찬 개인에게 의미가 있다. 황희찬은 개막전이었던 맨유전과 이어진 브라이튼전에서 연달아 교체로 나온 뒤 좋은 활약을 보여준 데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교체로 투입돼 득점을 터트리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다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황희찬은 시즌 초반부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A매치 주간을 앞뒀다는 점도 크다. 황희찬은 지난달 발표된 9월 친선경기 명단에 포함됐다. 국가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황희찬인 만큼 득점을 비롯한 최근 활약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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