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에 결집하는 野…체포동의안 '부결론'도 고개

오문영 기자 2023. 9. 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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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서자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결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정권에 맞서서 단식 투쟁을 하는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식을 매개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도 이른바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에게는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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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무기한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9.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서자 민주당 내에서 이 대표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결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직 대통령과 당 고문들까지 단식 투쟁을 격려하고 나서면서 단일대오 기조가 당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표는 4일 단식 5일차를 맞았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단식에 선언하며 정부를 향해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국민 사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천명·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전면적인 국정 쇄신·개각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단식 투쟁에 나선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 등 야권이 결집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한 뒤로 야권 인사들의 격려 방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당 지도부도 순번을 정해 일일 동조 단식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에는 지난 주말 간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3일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 김병주·이수진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과 지지자들이 줄지어 찾아왔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와 인사를 나눈 뒤 본청 주변에 챙겨온 의자나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자리를 지켰다.

추 전 장관은 "오죽하면 여기까지 왔겠냐"며 "무도한 세력에 대해 우리가 힘을 합쳐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셨다"며 이 대표를 위로했다. 추 전 장관이 "(국민이) 경찰 통치, 정보부 통치, 군부 통치를 다 겪었는데 마지막 관문이 검찰 통치"라고 말하자 이 대표가 "제가 보기에 검찰 독재가 가장 위험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지난 2일에는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8명의 민주화 원로 비상시국회 상임고문들이 단식 천막을 방문했다. 원로들은 이 대표에게 "단식이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민주당이 강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1일 이 대표와 통화하며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며 "건강 잘 챙기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격려 하려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2023.09.03.


이런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행보가 추후 체포동의안 표결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시선도 감지된다.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면 그에 대한 동정론이 불거질 수 있고 의원들이 가결표를 던지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정권에 맞서서 단식 투쟁을 하는 당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식을 매개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모습도 이른바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에게는 압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조사 일정을 두고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오는 4일 출석을 놓고 합의가 무산된 가운데 이 대표는 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인 이달 11~15일 사이에 출석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대표 요구대로 조사가 이뤄진 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은 오는 21일 본회의에 보고되고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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