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품격’ 보여준 손흥민…해트트릭→통산 득점 30위에도 팀 챙기는 인터뷰

김환 기자 2023. 9. 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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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손흥민은 자신보다 팀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2일 오후 11시 영국 번리에 위치한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에서 번리를 상대로 5-2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토트넘은 개막 이후 무패행진과 함께 3연승을 달성했다.


이날 토트넘의 최전방에는 손흥민이 섰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 없이 치르는 첫 시즌이 개막한 이후 히샬리송을 스트라이커에 배치해 기용했지만, 스트라이커로 나선 히샬리송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연계 과정에서 흐름을 끊는 등 아쉬운 모습들만 가득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도중 실험했던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기용을 선발 라인업에 적용시켰다. 히샬리송은 벤치에 앉았고 2선에는 마노르 솔로몬,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배치돼 손흥민을 도왔다. 3선과 수비진은 이전 경기들과 같았다.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가 허리에, 수비진은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이 선택의 결과는 좋았다. 토트넘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하며 끌려갔지만, 전반 16분 손흥민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손흥민은 역습 상황에서 솔로몬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감각적인 칩 샷으로 공격을 마무리했다. 이후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터진 로메로의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채 전반전을 끝냈다.


전반전에 달궈진 손흥민의 득점포는 후반전에도 불을 뿜었다. 후반 18분 솔로몬이 내준 공을 손흥민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터트렸다. 손흥민은 이내 후반 21분 포로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가르며 시즌 첫 번째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개막 이후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가 없던 손흥민은 이전부터 강한 면모를 보여준 번리전에서 시즌 1, 2, 3호골을 모두 기록했다.


경기 후 손흥민을 향한 극찬들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케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는 칭찬이 가장 컸다. 토트넘의 주 득점원이었던 케인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며 토트넘은 핵심 스트라이커를 잃은 상태였는데, 케인을 대신해 손흥민이 토트넘의 득점을 책임졌다는 평가였다.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배치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영국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을 벤치로 내리고 손흥민을 중앙에 배치했다. 히샬리송은 벤치에 앉아 손흥민이 5개의 슈팅 중 3개를 골로 연결하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히샬리송을 대신해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기용한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스카이 스포츠’ 등 복수의 매체들은 손흥민의 득점을 두고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탑 클래스 선수다운 모습이었다”, “손흥민이 훌륭한 마무리를 보여줬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을 칭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우리가 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않은 이유는 손흥민이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어떤 전술에서도 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토트넘이 이번 여름에 전문 스트라이커를 영입하지 않은 이유가 손흥민의 존재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한 상황에서 팀을 챙기는 인터뷰로 다시 한번 팬들을 감동시켰다. 손흥민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나는 팀원 모두를 칭찬하고 싶다. 선수들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 원정에서 경기를 하는 건 힘든 일이지만, 우리는 승점 3점을 얻었다. 내가 터트린 세 골은 나만의 골이 아니다. 내 득점 외에 우리 팀이 터트린 다섯 골 모두 훌륭한 득점들이었다. 중요한 건 해트트릭이나 개인 기록이 아니라 팀원과 함께 이뤘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기록한 해트트릭으로 EPL 레전드들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썼다. 기존 EPL에서 103골을 터트리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같은 기록을 갖고 있던 손흥민은 이날 첫 번째 득점으로 호날두를 넘어 디디에 드로그바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어 두 번째 득점으로 드로그바마저 넘어섰다. 세 번째 득점으로 손흥민은 대런 벤트와 같은 기록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이제 EPL 통산 득점 30위에 있는 선수다.


시즌 초반 퍼포먼스를 유지한다면 이번 시즌에 더 높은 순위까지 오르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당장 한 골을 넣으면 폴 스콜스를 따라잡고, 다섯 골을 더 넣는다면 사디오 마네와 득점 기록 동률이 된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에도 10골을 넣는다는 가정을 세우면 손흥민은 아스널과 잉글랜드의 레전드 이언 라이트와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만능 공격수로 거듭나고 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앞서 치른 세 경기에서는 상대 골문을 노리기보다 플레이 메이킹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두 경기 연속으로 기회 창출 4회를 기록하며 이 역할도 준수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마치 지난 시즌의 케인이 그랬던 것처럼 득점과 도움 모두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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