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논란 아파트도 완판… 청약시장 과열 경고등 켜졌다
전용면적 84㎡(공급면적 기준 34평형) 분양가가 거의 13억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경기 광명의 아파트가 초기 계약에서 90%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일부 단지에선 미분양이 발생할 정도로 침체됐던 서울 분양시장에서도 평균 청약 경쟁률이 50대1을 넘어섰다. 주택 수요의 가늠자인 분양 시장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광명센트럴아이파크 미계약분 2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이 4일 진행된다. 무순위 청약이란 1·2순위 청약 및 예비당첨자(전체 물량의 5배수)까지 계약을 마치고도 남은 물량에 대해 주택 보유 여부나 거주지 제한 없이 청약 신청을 받는 절차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는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2억7200만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경쟁률 18.9대1을 기록했지만 분양가 때문에 초기 계약률은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일반분양 물량 425가구 중 93%가 초기에 팔린 것이다.
3.3㎡(1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에 달했던 서울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도 일반 분양 631가구 중 90%를 1·2순위 당첨자들이 계약했고, 나머지 물량도 예비당첨자들이 열흘 만에 모두 가져갔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10.9대1 에서 올해 77대1(8월 누적)로 치솟았다. 최근 1년 사이 아파트 분양가가 13.2%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올초 서울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고, 4월부터 분양권 전매도 허용하면서 청약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최대한 빨리 청약에 당첨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 시장 분위기와 달리 주택 공급 관련 지표는 악화되고 있어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10만229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1% 줄었다. 착공 물량이 줄어들면 2~3년 후 입주 물량에 영향을 미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아파트값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과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등 수도권 인기 지역에선 주택 공급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도록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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