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값 떨어졌다고 물타기 매수는 위험”
국내외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예상에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역대급으로 채권을 사들이고 있지만, 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초조해하는 ‘채권 개미’들이 많아졌다. 채권 금리 하락이 곧 가격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채권시장 전문가인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인 만큼, 불안함에 쫓겨 물타기 식으로 채권을 추가 매수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손해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장기 국채에 대해 레버리지(하루 가격변동 폭의 2배 이상 손익을 좇는 방법) 투자를 하는 전문 투자자들이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채권 가격의 변동폭이 크다”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무리하게 지금 장기 국채를 매수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 추세가 확인될 때 추격 매수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매수 시점으로는 현재 연 4.1% 수준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4% 아래로 떨어질 때를 제시했다.
가격 흐름에 신경 써야 하는 장기채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만기 이자 수익을 노리고 단기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문 연구원은 말했다. 1일 기준 3년 만기 회사채(AA- 등급)의 금리는 연 4.4% 수준이다. 현재 은행권에서 연 2~3%대 수준의 3년 만기 정기예금과 비교했을 때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이다. 문 연구원은 “3년물(AA- 등급) 연이율이 4% 후반대까지 올라간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의 여신전문채권(여전채)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만간 본격적인 시장 금리 하락(채권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을까. 문 연구원은 “오는 13일(현지 시각)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만약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넘게 되면, 미 연준이 이달 21일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정책금리가 한 번 더 오르게 되면, 시장 금리도 앞으로 상당 기간 높은 수준(낮은 채권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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