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16기 출연자들에게 '올드보이'를 권함[김노을의 선셋토크]

김노을 기자 2023. 9. 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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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2003년 작 '올드보이'는 무려 15년 동안 감금된 남자 오대수(최민식 분)와 그를 가둔 남자 이우진(유지태 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ENA,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는 16기 돌싱 특집 출연자들 사이 일어난 파국의 전말이 드러났다.

짝을 찾고 싶어서 입성한 '솔로 나라'이니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면 됐을 일인데, 출연자 대부분은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의 속내를 굳이 입에 올려 전달하는 데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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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노을 기자]
/사진=ENA, SBS플러스 방송화면
/사진=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박찬욱 감독의 2003년 작 '올드보이'는 무려 15년 동안 감금된 남자 오대수(최민식 분)와 그를 가둔 남자 이우진(유지태 분)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오대수가 감금당한 이유는 단 하나, 세치혀를 잘못 놀린 죄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ENA,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는 16기 돌싱 특집 출연자들 사이 일어난 파국의 전말이 드러났다.

결과적으로 타인의 아픔을 가볍게 입에 올린 사람, 타인의 마음을 간파한 척하며 거짓을 전파한 사람, 어디선가 주워 들은 이야기를 은연 중 흘린 사람들이 만들어 낸 파국이었다. 즉 세치혀에서 비롯된 비극이다.

/사진=ENA, SBS플러스 방송화면
영숙(가명)은 랜덤 데이트 상대로 매칭된 광수(가명)와 데이트를 나섰다. 영숙은 상철(가명), 광수는 옥순(가명)과 러브라인을 이뤘기에 영숙, 광수는 동맹을 결성하고 서로를 응원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영숙은 잘 알지도 못하는 옥순의 마음을 마치 다 아는 듯 광수에게 전달했고, 광수는 혼란에 빠졌다. 심지어는 옥순이 물을 흐렸다며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정작 옥순의 마음은 광수를 향해 더욱 굳건해졌다는 '진실'은 전혀 들여다보지 않은 채 말이다.

그런가 하면 광수는 영숙의 이혼 등 과거사를 '산전수전', '파란만장' 등으로 비유해 상처를 줬다. 하지만 광수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거듭 같은 표현을 사용, 결국 영숙은 데이트 자리를 박차고 혼자 숙소로 돌아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영숙이 숙소로 돌아온 뒤 일은 더 커졌다. 옥순은 혼자 울고 있는 영숙을 걱정했지만 영숙은 광수와의 일을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이내 정숙(가명)이 등장해 우려하자 영숙은 광수와 데이트 도중 택시를 타고 홀로 돌아온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정숙은 이 이야기를 여성 출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속삭이듯 언급했다. 이 자리에 영숙은 없었다.

/사진=ENA, SBS플러스 방송화면
이후 정숙으로부터 영숙 이야기를 들은 순자(가명)는 영숙에게 다가가 "언니 얘기가 듣고 싶다. 언니가 택시를 타고 (숙소로) 왔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영숙은 소스라치듯 놀라며 "누구에게 들었냐. 옥순이냐"고 따져 물었고, 순자는 "그런 것 같다"고 사실과 다르게 답변해 일을 키웠다.

상황을 단단히 오해한 영숙은 옥순에게 화난 티를 냈다. 순자로부터 전말을 전해들은 옥순은 영숙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영숙은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각자 인연을 찾아온 '솔로 나라'는 그렇게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나는 솔로' 16기 출연자들은 방송 초반부터 다른 사람의 말을 와전하거나 비밀에 가까운 이야기를 입에서 입으로 옮겨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짝을 찾고 싶어서 입성한 '솔로 나라'이니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면 됐을 일인데, 출연자 대부분은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그 사람의 속내를 굳이 입에 올려 전달하는 데 열을 올렸다. 심지어 그마저도 사실관계가 어긋난 이야기를 떠벌려 논란을 자초하기까지 했다.

/사진=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사진=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출연자들의 세치혀에서 비롯된 비극의 파장은 엄청났다. 안정적이던 관계에 생긴 균열은 말할 것도 없고 지나치게 감정이 앞선 탓에 그나마의 매력까지 깎아 먹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여지껏 이런 파국은 없었기에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방송은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 앞으로의 향방은 알 수 없다. 다만 입을 잘못 놀려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오대수의 최후가 무척이나 처참했다는 것을 상기하며, '나는 솔로'에서도 몇 사람의 세치혀가 더이상 기이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만을 바란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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