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새내기 농민에겐 너무 먼 재해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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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있다.
이런 지원 정책이 농산물값을 온전히 보상해주지는 못하더라도, 농민이 자연재해에 무너지지 않고 다음 농사를 준비할 버팀목이 되어주니 말이다.
예를 들어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농민에게는 너무 필수적이고 농민이 자연재난 상황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첫 농사를 짓고 있는 나로서는 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
신규 농민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까다롭다는 데 대해서도 여러번 문제가 제기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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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있다.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참 게으른 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작물을 더 사랑한다면 외부 조건에 상관없이 좋은 농산물을 수확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 말은 게으른 농부들의 변명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강수량의 장마, 순간적인 폭우, 남북을 종단하는 태풍, 40℃에 육박하는 폭염 등을 보여준 올해 기상이변은 내 치기 어린 가치관을 흔들어놓았다. 폭우에 지반이 무너지는 것도, 태풍에 천막이 날아가고 고춧대가 꺾이는 것도,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물탱크를 관통하는 것도, 이 중 어느 것도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결국 자연의 힘 앞에 나는 그저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슬픈 이야기로 글을 시작한 이유는 자연재해와 농업 피해는 필연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방비를 한다고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차원이 아닌 데다가, 특히 농업에서 자연재해가 더 치명적인 이유는 농사 주기가 일년이기 때문이다. 수확을 앞두고 장마나 태풍에 농작물이 피해를 보게 되면, 그 피해는 복구할 길이 없어 농민의 생계에 치명타가 된다.
이처럼 농민이 자연재해로 인해 농업 피해를 봤을 때 국가나 농업 관련 단체에서 농가 피해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존재한다는 점은 매우 다행스럽다. 이런 지원 정책이 농산물값을 온전히 보상해주지는 못하더라도, 농민이 자연재해에 무너지지 않고 다음 농사를 준비할 버팀목이 되어주니 말이다.
하지만 새로 진입한 농민에게는 이러한 제도적 지원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점이 아쉽다. 먼저 관련 정보를 얻기 쉽지 않고, 보상을 받기 위한 절차도 까다롭다.
예를 들어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농민에게는 너무 필수적이고 농민이 자연재난 상황에서 보상받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첫 농사를 짓고 있는 나로서는 보험에 가입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하려면 작물을 정식하는 시기에 농업경영체로 등록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이는 기존 농민은 재해보험 가입이 쉽지만 새로 진입한 농민은 가입 조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초보 농민이 보험 가입이 가능한 기간 내에 농작물을 심고 경영체 등록을 한 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를 모두 해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청년창업농 정책으로 신규 농민이 육성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이전에 나와 같은 문제를 경험했던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었을 것이다. 신규 농민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이 까다롭다는 데 대해서도 여러번 문제가 제기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예방하는 제도적 지원이 이미 만들어져 있었어야 하지 않을까?
농업은 신규 진입의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이다. 그래서 청년이 농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인생의 큰 도박이나 다름이 없다. 이를 인지했기에 국가도 청창농이라는 사업을 통해 청년을 농업에 진입하게 했다. 해당 사업이 신규 농민에게 좋은 기회인 것은 분명하지만 사업 실행이 된 지 벌써 5년이 훌쩍 지난 것을 고려해보면 다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박홍근 청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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