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세탁까지… IFA 키워드는 ‘알아서 해주는 가전’

베를린/이해인 기자 2023. 9. 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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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로잡은 AI·로봇 기술

2일(현지 시각)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3′ 현장 곳곳에서는 ‘쿠킹쇼’가 펼쳐졌다. 부스 곳곳에 ‘똑똑한 주방을 경험하세요’라는 문구를 내건 지멘스가 대표적이다. 이날 셰프가 지멘스의 오븐 신제품 iQ700에 피자를 넣자 약 5초 뒤 외부 디스플레이에 피자 모양이 떴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 바로 작동이 시작됐다. 지멘스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이 스스로 음식 종류를 인식해 최적의 오븐 온도나 시간을 자동으로 맞춰 작동한다”며 “현재 라자냐, 채소 등 40여 종류의 음식을 인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IFA 현장에서 글로벌 가전 업체들은 AI나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기존에도 가전에 AI가 활용됐지만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전 세계를 강타한 데다 경기 불황으로 가전 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AI를 활용한 신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이지원

◇알아서 해주는 AI 가전... 반려 로봇개까지

LG전자는 AI 기능이 탑재된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AI가 세탁물의 옷감을 인식해 속옷이나 얇은 재질의 옷은 ‘주무르기’와 같은 부드러운 모션을, 뻣뻣한 청바지 재질의 옷은 ‘꼭꼭 짜기’ 같은 비교적 강력한 모션을 적용하는 AI 기능도 갖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푸드’라는 푸드 테크 앱을 공개했다. 이 앱은 AI가 이용자가 선호하는 음식과 원하는 영양 균형 수준 등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레시피를 제공한다. 이 밖에 독일 대표 프리미엄 가전 업체 보쉬는 AI가 적당한 반죽이나 스무디의 농도를 맞춰주는 푸드 프로세서 신제품을 선보였다.

IFA 전시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모은 것은 로봇이었다. 홍콩 로봇 회사 핸슨로보틱스는 영국 AI 업체 싱귤러리티넷과 협업한 대화형 로봇 ‘데스데모나’를 공개했다. 여성의 얼굴을 한 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은 관람객이 던지는 질문에 버퍼링(지연) 없이 대답을 이어나갔다. 말을 할 때마다 입술이 움직이고 눈을 깜빡이며 실제 사람과 비슷한 느낌을 구현했다.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챗GPT를 탑재해 쌍방 소통이 가능한 4족 보행 로봇개 ‘고2′를 시연했다. 유니트리가 지난달 공개한 이 제품은 현대차의 로봇개 ‘스팟’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악수하자’고 말을 건네면 실제 강아지처럼 앞발을 들어 주인에게 건넸고, 배를 보여주며 뒤집는 애교도 부렸다.

하단에 축구공만 한 원형 롤러가 달려있어 부드럽게 움직이는 로봇 ‘미로카이’도 인기를 끌었다. 미로카이를 개발한 프랑스 로봇 업체 인챈티드툴 관계자는 “두 손이 달려있어 쟁반을 들고 나르거나 카트를 끌 수 있다”며 “2025년부터 프랑스 내 병원에 배치될 예정인데 시간에 맞춰서 약을 가져다주는 업무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 “한국보다 낫다” 주장

코로나로 최근 몇 년간 해외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던 중국 기업들은 작심한 듯 신기술을 쏟아냈다. 올해 IFA 개막 연설에 오른 조지 자오 아너 최고경영자는 폴더블폰 ‘매직 V2′를 공개하며 삼성을 겨냥했다. 그는 “우리 스마트폰은 삼성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 5보다 얇고 가볍다. 그런데 배터리 용량은 더 크다”고 했다.

중국 TV 업체들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 업체들보다 더 큰 TV를 선보였다. 삼성과 LG가 나란히 98,97인치 TV를 공개했는데 글로벌 3위 TV 업체 중국 TCL은 전시장 입구에 115인치 미니 LED(발광다이오드) TV를 전시했다. TCL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개된 미니 LED TV 중 세계에서 가장 큰 크기”라며 “내년 중 출시 예정으로 삼성보다 저렴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센스도 초고화질 미니 LED TV 100인치 제품을 공개했다. 백선필 LG전자 TV 담당 상무는 “중국 업체들은 패널을 키웠지만 화면이 커지면 같이 따라가야 하는 화질과 음질 같은 부분이나 소프트웨어 등은 아직 한국 기업과 수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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