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내 집 마련 결심... 종잣돈은 최소 50%부터 [중·꺾·마: 중년 꺾이지 않는 마음]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 성취도 크지만, 한국의 중년은 격변에 휩쓸려 유달리 힘들다. 이 시대 중년의 고민을 진단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해법들을 전문가 연재 기고로 모색한다.
경제 : <1> 중년의 내 집 마련 전략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 내 집 마련
정보 수집ㆍ종잣돈 마련 등 전략
중년은 특히 '집 크기 집착' 버려야
‘내 집 마련’은 집 없는 서민들에겐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최고의 화두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내 집’은 단순히 ‘거주 공간’을 넘어 ‘노후를 보장하는 최고의 안전장치’라는 의미까지 지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값의 가치는 하락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많은 이들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심지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도 ‘언젠가는 상승한다’는 믿음이 작용한다. 바람직하진 않지만, 어느 동네에 사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를 간접적으로 판단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내 집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미래가 불안할 수 있다. 특히 인생의 변곡점에 놓인 40~50대 중년기에는 더욱 그렇다.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기도 하고, 자칫 ‘내가 사회의 낙오자는 아닐까’ 하는 심리적 낙담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언제, 어떻게, 어디에, 무엇을 마련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차후의 문제다.
결국, 어느 경우든 안정적인 행복을 위해 ‘내 집’ ‘내 공간’이 필요함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언제 마련할 것인가? 결론은 명확하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집값은 지금까지 장기적으로 우상향했다. “집값은 지금이 가장 싸다”는 말도 있다. 공시지가(토지의 가격)와 건축비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반 재화의 경우, 기술의 발달 등으로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부증성(不增性ㆍ물리적인 양을 임의로 증가시킬 수 없는 특성)과 영속성을 지닌 토지의 가치는 하락하지 않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또한 집값의 하락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 투자’가 목적이라면 매수ㆍ매도 시기를 선택해야 하지만, 내가 거주할 ‘내 집 마련’을 위해서라면 현재 내 여건을 냉정하게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로, 내 집 마련에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하자.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됐을 때 내 집 마련을 시작하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방법이다. 미리미리 부동산에 관한 기초적인 지식, 관심 지역 탐방을 통한 지역 분석, 부동산 정보 활동, 아파트 분양 제도, 부동산 금융상품 등 부동산과 관련된 이론과 제도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수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련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거나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는 등 판단 능력을 배양하고 부동산에 대한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두 번째,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하고, 대출 가능 상품에 대한 대출금 규모를 파악하자. 먼저 종잣돈은 기간에 따라 단기ㆍ중기ㆍ장기로 나눠 목표 금액을 설정해야 한다. 집값은 상당한 고액이기 때문에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내 집 마련 예산의 총액에서 ‘최소 50%’를 마련해 놓고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후 부족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 대출 가능 여부를 체크한다.
그리고 장기 대출의 경우에는 돈의 가치가 변화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돈의 가치는 하락한다. 일반적으로 매년 3% 내외의 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변제금의 가치는 그만큼 감소한다. 무엇보다, 종잣돈은 단기간에 모으는 전략이 필요하다. 월급을 열심히 저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모은 자금을 열심히 굴리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는 뜻이다.
세 번째 단계는 내 집을 마련할 지역과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역을 선택할 땐, 먼저 직주근접(職住近接ㆍ직장과 집이 가까운 것)을 고려하고, 도심 접근성, 교육 여건, 주거 환경ㆍ편의 시설 등도 살핀다. 지역을 선정했다면 이제 집을 선택하는데,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나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단독주택 등을 우선 고려하자. 물론 공공분양 등 신규아파트 분양을 공략하는 것이 최선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년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중년들은 대체로 아내와 자녀 등 가족 수를 고려해 주택 규모에 집착하곤 한다. 여기에 한정된 자금은 현실이다. 그래서 도심 외곽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이 길어질수록 행복 지수는 낮아지고, 생활비 부담은 증가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출퇴근길에서의 시간ㆍ심리ㆍ경제적 고통, 가격 상승 미흡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인해 후회하는 중년들을 종종 목격했다.
도로, 전철역, 터미널 등과 가까운 곳은 교통의 요지인 만큼, 이 지역 주택 수요가 많다. 수요가 많다는 것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주택 규모도 중요하지만, 주거 환경 인프라가 양호한 지역을 먼저 고려하는 지혜를 발휘하자.
마지막으로, 내 집을 갖고 싶다고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지 말자. 당장 지금부터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ㆍ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바리캉 폭행남' 피해자 "제 머리를 보고도 연인 다툼이라 할 수 있나"
- 이재명 "오염수를 처리수로 창씨개명하나"... 단식 중에도 투쟁 강도 높이는 이유
- 60대 용인 고교 교사, 청계산서 숨진 채 발견 "학부모 민원으로 힘들어했다"
- [단독] 경비원 밟고 폭행한 입주민... 이웃은 “부끄럽다” 모금운동
- "죽은 어미 개 배 갈라 새끼 꺼냈다"… '합법' 번식장에서 벌어진 만행
- 덱스 "단칸방 살며 천 원도 못 벌던 암흑기" 솔직 고백
- "보건실 찾아 숨 안 쉬어진다 해"... 눈물·오열 속 떠난 양천구 초등교사
- “선생님, 이제 체험학습 못 가요?”...'노란버스'가 체험학습 존폐 논란 불붙였다
- 코로나 신종 변이 ‘피롤라’ 미 확산 조짐… “돌연변이 30여 개 더 많아”
- "국민 찌질이" "쫄보"...이재명 '무기한 단식'에 與 거친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