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줄였다던 특활비, 실제론 58억 증가… 감액기관 단 1곳

박경담 2023. 9. 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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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특수활동비(특활비)가 올해 대비 줄었다고 한 정부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58억 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활비처럼 사용처를 알기 어려워 '눈먼 돈'이란 지적을 받는 국가정보원 예산, 국방부 정보보안비 역시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를 피해 크게 증가했다.

3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14개 기관이 배정받은 내년 특활비는 올해보다 1.3%(-17억 원) 감소한 1,237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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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내년 특활비 1237억, 1.3% 감소"
법무부 등 특활비, 정보보안비로 책정
실제 4.6%↑, 총지출 증가율 넘어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특수활동비(특활비)가 올해 대비 줄었다고 한 정부 설명과 달리 실제로는 58억 원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활비를 쓰는 기관 중 예산 삭감은 단 1곳에 불과했다. 특활비처럼 사용처를 알기 어려워 '눈먼 돈'이란 지적을 받는 국가정보원 예산, 국방부 정보보안비 역시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를 피해 크게 증가했다.


법무부·과기부 특활비, 61억 깎였지만…

3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14개 기관이 배정받은 내년 특활비는 올해보다 1.3%(-17억 원) 감소한 1,237억 원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말 예산안을 발표할 때 지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특활비를 감액했다면서도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특활비가 각각 156억 원, 5억 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27억 원, 34억 원 깎이면서 특활비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반면 대통령경호처, 경찰청 등 4개 기관은 내년에 특활비가 늘고 대통령비서실, 국회 등 7개 기관은 같다.

기재부 발표대로 특활비 규모 자체는 작아진다.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웅'인 격이다. 법무부, 과기부가 배정받은 정보보안비를 더하면 전체 특활비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국방부 1곳이었던 정보보안비 지급 기관을 법무부, 과기부로 넓혀 각각 42억 원, 33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보보안비는 각 기관이 국정원과 협업해 쓰는 특활비 내 정보 관련 비용을 떼어낸 예산으로 알려졌다. 정보보안비와 특활비가 사실상 한 몸이란 건 국방부를 보면 알기 쉽다. 국방부는 올해부터 정보보안비가 기존 특활비를 대체하고 있다.


눈먼 돈 3종 세트, 지출 구조조정 무풍지대

법무부, 과기부 정보보안비를 포함할 경우 내년 특활비는 1,312억 원으로 올해 대비 오히려 4.6%(58억 원) 늘어난다. 또 특활비를 받는 기관 14개 중 감액 기관은 3곳에서 통일부(6,500만 원 삭감) 1곳으로 쪼그라든다.

특수활동비 비교.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특활비가 감소했다는 기재부 설명은 법무부, 과기부 정보보안비를 고려하면 착시"라며 "왜 정보보안비를 새로 편성했는지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공식 예산인 안보비는 8,946억 원으로 올해보다 4.9%(419억 원) 증가한다. 국정원 공식 예산도 과거엔 특활비로 책정됐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 이후 안보비로 이름을 바꿔 배정받고 있다. 국정원 전체 예산은 예비비 속 국가안전활동보장경비를 고려하면 최소 1조5,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몫 정보보안비는 1,351억 원으로 올해와 비교해 14.1%(167억 원) 뛴다. 특활비, 국정원 안보비, 국방부 정보보안비 등 사용처가 베일에 싸여 있는 '예산 3종 세트' 모두 증가율이 총지출 수준인 2.8%를 크게 앞지른다. 이 예산들은 기재부가 강력 추진한 지출 구조조정의 무풍지대였던 셈이다.

이와 관련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국정원 예산, 정보보안비 등은 국회 정보위원회의 엄격한 예결산 심사를 거치고 집행 역시 영수증 증빙을 원칙으로 하는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하고 있다"며 "눈먼 돈이란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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