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지나자… 에듀테크 스타트업 투자 10분의 1 토막
온라인 원격 교육 플랫폼 ‘패스트캠퍼스’를 운영하는 데이원컴퍼니는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5%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이 1040억원임을 감안하면 상반기에 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패스트캠퍼스와 함께 에듀테크 업계 양대 산맥으로 꼽히던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 분위기는 정반대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고 최근 3개월 치 사무실 임차료 14억원까지 연체했다. 올해만 두 차례 구조 조정을 단행하며 350명이던 직원을 절반 가까이 축소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비대면 원격 교육 서비스를 중심으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때 급성장한 에듀테크 업계가 엔데믹과 함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대면 교육이 재개되고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한파가 몰아치자 수요 위축과 후속 투자 유치 실패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업체가 있는 반면 엔데믹 이후 체질 개선에 나서 실적이 오히려 좋아진 기업도 있다. 업계에선 “비대면 거품이 꺼지자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 유치 실패에 구조 조정까지
국내 에듀테크 산업의 고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예비 유니콘으로 꼽히던 클래스101이다. 올 초부터 300억원 규모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클래스101처럼 성인용 취미·자기 계발 강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던 클래스유는 작년 8월만 해도 대표 상장(IPO) 주관사까지 선정했지만 1년째 후속 소식이 전무하다. 코딩 교육 스타트업 코드스테이츠 역시 최근 희망 퇴직을 받으며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섰다.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 수입원인 정부 위탁 사업마저 끊긴 탓이다. 스타트업 정보 업체 스타트업레시피 집계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분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금은 지난 2021년 516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530억원, 올 들어선 400억원 미만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클래스101은 작년 월 구독료가 저렴한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며 수요 확대를 노렸지만, 비슷한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했다.
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생존에 성공한 에듀테크 기업도 있다. 지난해 45억원 적자를 낸 교육 거래 플랫폼 탈잉은 작년 4분기부터 기업 임직원 맞춤형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를 강화했다. 직무 교육을 포함해 운동·취미·자기계발 같은 복지 프로그램을 수백개 기업에 원격으로 제공해 과거 15대1 수준이었던 B2C(개인 대상 거래) 대 B2B 사업 비율을 현재는 4대1 수준으로 조정했다. 탈잉은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지난 6월에는 월 영업이익이 처음 1억원을 넘어섰다.
◇”유튜브와 차별화해야 살아남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에듀테크 기업들은 “시장의 기본 수요는 변동이 없다”고 했다. 코로나 시대가 끝났지만 집이나 회사에서 편하게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각종 비대면 전문 교육 수요는 여전하다는 얘기다. 가령 패스트캠퍼스는 앱 개발부터 재무제표 분석, 일러스트 제작과 코딩 강의 등 당장 실무에 활용 가능한 직무 교육을 중점적으로 제공하다 보니 엔데믹발 타격이 적었다. 해외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미국·일본에 진출한 디자인·일러스트 중심 교육 서비스의 경우 상반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며 “작년 해외 매출은 약 120억원 수준인데 올해는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듀테크 업계에선 빠른 판단과 유행을 타지 않는 전문 콘텐츠 공급 기업들은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윤환 탈잉 대표는 “비대면 원격 교육의 최대 라이벌은 유튜브”라며 “유튜브와 비슷한 주제나 방식으로 영상을 만들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분야 전문가가 아닌 소셜미디어에서 활약한 각종 유명 인플루언서 등을 영입해 만든 유행성 강의들은 그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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