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리즈 있어 보여? 이 말 모르면 ‘꼰대’
한국에서 ‘리즈 시절’이란 표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때 리즈는 연예인이나 중년 등의 ‘과거 잘나가던 때’, 즉 전성기를 의미한다. 이 표현은 당초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리즈 유나이티드(Leeds United)’ 소속 특정 선수가 활약하던 시절을 지칭하다가 그 뜻이 확대됐다.
미국에서는 ‘전성기’라는 뜻으로 ‘리즈’라는 말을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선 ‘리즈’라는 비슷한 표현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미국의 ‘리즈(rizz)’는 한국에서의 ‘리즈(Leeds)’와 한글 표기는 같지만, 스펠링과 영어 발음이 다르다.
미국의 ‘리즈’는 ‘이성을 끌어당기는 매력’이라는 뜻이다. 10~20대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는 신조어다. 단순히 잘생기거나 예쁘다는 뜻보다는 숨겨진 매력이란 의미에 가깝다. 예컨대 “그 사람은 ‘리즈’가 있어”라고 말한다면, 반드시 외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이성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묘한 매력이 있다(have rizz)”라든지, “(이성을) 유혹하다(rizz up)” 등 명사나 동사의 형태로 사용한다. 카리스마(charisma)의 중간 부분을 떼 낸 것이란 해석이 많다.
언어 학습 플랫폼 프레플리(preply)에 따르면 리즈는 ‘sus’(suspicious·‘의심스러운’의 줄인 말) 등과 함께 올해 부모들이 자녀에게서 가장 많은 들은 단어 중 하나로 꼽혔다고 한다. 교사나 부모들이 그 뜻을 알지 못해 곤란한 상황도 생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전했다. 애틀랜타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존 스텐저(56)는 학생이 “제가 리즈가 있어 보이나요”라고 물었을 때 혼란스러웠다고 WSJ에 밝혔다. 인디애나에 사는 학부모 캐런 피터슨(41)은 청소년 아들이 “나 리즈 가졌어”라고 말하자 ‘성병 같은 것을 가졌다는 뜻인가’라고 오해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리즈는 개인 인터넷 방송 ‘트위치’의 인기 스트리머(인터넷 방송인) 카이 세나트(Cenat)가 2021년 실시간 인터넷 방송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1세인 세나트는 유튜브 400만명, 인스타그램 500만명, 트위치 650만명 이상 팔로어를 가져 젊은 층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지난달 뉴욕 맨해튼 유니언 광장에서 그가 공짜로 경품을 주겠다고 하자 수천 명이 몰렸다가 갑자기 폭동이 나 현장에서 65명이 체포되는 바람에 세나트는 소요 선동 및 불법 집회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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