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갉아먹는 가스라이팅…최고의 해결법은 격리 [RE:TV]

이아영 기자 2023. 9. 4.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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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가스라이팅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격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작업실에서 몰래 연락을 하다가 발각되자, 손 감독은 직접 유정 씨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친구들의 전화를 차단했다.

김지용은 "자아가 약해져서 스스로도 스스로를 못 믿게 된다"며 "우울증이 동반되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판단력이 상실돼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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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 3일 방송
MBC '도망쳐-악마와 손절하는 완벽한 타이밍' 방송 화면 캡처

(서울=뉴스1) 이아영 기자 = 전문가가 가스라이팅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격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일 방송된 MBC '도망쳐-악마와 손절하는 완벽한 타이밍'에는 권위를 이용한 가스라이팅 피해를 당한 사연자가 출연했다.

영화감독 지망생인 유정 씨(가명)는 교수의 소개를 통해 평소 선망하던 유명한 감독인 손필구 감독(가명)을 만났다. 유정 씨는 손 감독에게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전달하고 기뻐했다. 며칠 후 유정 씨는 손 감독의 연락을 받고 손 감독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손 감독은 유정 씨의 시나리오를 읽어봤다며, 자기 밑에서 일을 하면 그 시나리오로 입봉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유정 씨는 그 말을 믿고 손 감독의 작업실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유정 씨는 기분 전환 삼아 파마를 하고 출근했는데, 이를 본 손 감독은 갑자기 화를 내며 "입봉 할 생각이 있는 거냐. 자세가 틀려 먹었다. 네가 무슨 입봉을 한다고"라면서 시나리오를 주고 쫓아냈다. 손 감독은 머리 스타일을 지적하며 "머리카락이 꼬이면 뇌가 꼬이는 거다"라고 호통쳤다. 유정 씨는 결국 파마를 풀고 출근했다.

손 감독의 이상한 통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출근할 때는 무조건 청바지를 입어야 하고 화장도 하지 말라고 했다. 또 몸무게까지 통제하려고 했다. 유정 씨는 원래 작업실에서 일하던 미주 씨에게 "감독님 이상하지 않냐. 사람을 통제하려고 한다"고 떠봤다. 미주 씨는 "보통은 아니지만 이상한 분은 아니다. 감독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자"라고 말했다.

손 감독의 행동은 점점 선을 넘었다. 유정 씨의 귀를 만지려고 해서 유정 씨가 화를 내자, 자기는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마사지해주려고 했던 거라며 뻔뻔하게 행동했다. 손 감독은 유정 씨에게 고가의 귀걸이를 선물했다. 유정 씨가 안 받으려고 하자, 손 감독은 "내가 널 여자로 생각해서 주는 줄 아는 거냐. 네 안에 못된 음란 마귀가 들어있구나"라고 되려 화를 냈다. 손 감독은 예상치 못한 제작사 미팅 취소도 유정 씨의 탓으로 돌리고 폭언을 쏟아냈다.

손 감독은 유정 씨의 사생활까지 통제하려고 했다. 작업실에서 몰래 연락을 하다가 발각되자, 손 감독은 직접 유정 씨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하지 말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친구들의 전화를 차단했다. 수상한 낌새를 느낀 유정 씨의 친구가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손 감독을 본 경찰은 아무 의심 없이 돌아갔다.

유정 씨의 사연을 본 정신과전문의 김지용은 가스라이팅의 4단계가 전형적으로 다 나왔다고 설명했다. 우선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다. 두 번째로는 잘못되지 않은 것을 잘못됐다고 왜곡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세 번째로는 주변 관계를 끊어내는 '미니마이징' 단계를 거쳤다. 마지막은 '무시' 단계다. 예민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김지용은 "자아가 약해져서 스스로도 스스로를 못 믿게 된다"며 "우울증이 동반되고, 자존감이 낮아지고, 판단력이 상실돼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전문가는 타이밍을 강조했다. 가스라이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나를 믿되,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또 피해자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격리라고 한다. 가해자로부터 연락을 차단해야 한다. 김지용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보자는 말은 절대로 믿으면 안 된다. 그 사람을 보고 복수하겠다, 화를 내겠다 하는 것도 안 된다. 당분간은 피하는 게 최선이다"고 강조했다.

aaa30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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