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 바람… 서울 최저기온 20도

박상현 기자 2023. 9. 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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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 완연한 가을 정취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들꽃마루에 노랑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다. 흰 구름 사이로 보이는 높푸른 하늘이 성큼 다가온 가을을 전하고 있다. 기상청은 전국이 한동안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밝혔다. /이태경 기자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기 시작하며 전국이 ‘가을의 문턱’을 넘고 있다. 중부 지방은 한여름 무더위를 몰고 온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서 벗어나 가을 정취가 완연해졌다. 반면 남부 지방과 제주도는 한반도 남쪽 해상에서 발달해 우리나라로 더운 공기를 밀어 넣는 가을 태풍의 영향으로 ‘여름 끝자락’에 걸려 있다.

기상청은 전국이 한동안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겠다고 3일 밝혔다. 우리나라 대기 상·하층을 장악해 폭염(暴炎)을 몰고 온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약화하면서 한여름 기압계에 균열이 생겼다. 이 여파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며 4일 전국에 5~40㎜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제주도와 강원 영동·경상권에는 더운 동풍이 들어오면서 4~6일 간간이 비가 올 수 있다.

가을은 북쪽에서 한랭 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한반도에 들어찬 고온 다습한 공기를 남쪽으로 밀어내면서 시작한다. 찬 공기는 무겁기 때문에 우리가 숨 쉬는 지표 쪽으로 깔리면서 내려온다. 덥고 축축하던 여름철 공기의 맛이 아침저녁으로 신선하게 바뀐다. 지난 주말 서울 등 수도권에선 계절이 바뀌었다고 느낄 만큼 공기 맛이 달라지고 하늘도 쾌청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최저기온은 23.3도였지만 지난 2일은 19.7도를 기록해 20도 아래로 떨어졌다. 최고기온은 30.3도와 30.8도로 비슷했지만 일평균 습도가 떨어졌다.

그래픽=백형선

9월은 한반도 대기(大氣)가 따뜻한 공기에서 차가운 공기로 바뀌는 시기다. 찬 공기가 도착한 중부 지방은 선선하고, 아직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고온 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는 남부 지방은 덥기 때문에 남북의 날씨 차가 생긴다. 여기에 한반도 남쪽 해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달하는 가을 태풍이 남부 지방에 뜨거운 수증기를 더하면 기온차는 커질 수 있다. 일교차도 나타난다. 4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5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로 예보됐다. 제주도 일부 지역엔 폭염 주의보도 발효됐다.

기상청의 3개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이번 가을(9~11월)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할 것으로 분석됐다. 남부 지방의 경우 ‘가을 태풍’ 발달에 따라 기온차가 클 수 있다. 현재 열대 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1도가량 높은 29~30도를 유지하고 있어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다. 태풍이 많이 발생하면 남부 지방으로 고온 다습한 공기가 많이 들어와 기온과 강수량이 올라간다. 여기에 태평양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11~12월 전성기에 돌입한다. 올가을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높은 기온은 단풍에도 변수가 된다. 우리나라는 설악산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해 남쪽으로 확산한다. 기상청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간 설악산 단풍은 9월 27~30일 사이 시작했다. 반면 단풍의 ‘절정’은 늦어지는 추세다. 2018년은 10월 12일이었는데 2019~2020년엔 10월 16일로 나흘 늦어지더니 재작년은 10월 26일로 3년 만에 2주가 늦어졌다. 작년에도 4년 전보다 9일이 늦은 10월 21일이었다. 올해 한반도 기온이 전반적으로 높은 상황을 유지하면 단풍 절정은 10월 말이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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