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77] 정치인의 이혼
“‘당신을 사랑해’라고 난 말했고 그건 영원할 거예요/그건 진심으로 약속합니다/이보다 더 당신을 사랑할 순 없어요/그저 지금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I said, ‘I love you’, that’s forever/And this, I promise from the heart/I could not love you any better/I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이제는 팝음악사의 클래식이 된 이 노래는 하나의 노래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를 움켜쥐었다. 1979년 그래미 어워드는 이 노래에게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를 안겨줬다. 이 노래는 긴 무명 시절부터 온갖 우여곡절을 겪고 마침내 결혼하게 된 빌리 조엘의 아내 엘리자베스 웨버의 생일 선물로 헌정한 곡이라서 더욱 애틋하다.
기약 없는 무명 생활 중에 빌리 조엘은 밴드의 절친한 동료 존 스몰의 아내와 사랑에 빠졌다. 불륜의 죄책감으로 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결국 그녀는 이혼하고 빌리 조엘의 아내가 되었다.
그러나 인간에게 영원한 것은 죽음 이후의 안식 말고는 없다. 빌리와 엘리자베스는 결혼 생활 9년 만에 이혼한다. 빌리 조엘은 엘리자베스랑 헤어지고 난 뒤로 거의 20년 동안 콘서트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부부가 재임 기간 중에 이혼을 발표했다. 사생활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서구에서도 정치인의 이혼은 심각한 타격이다. 두 번이나 총리를 지냈던 쥐스탱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 총리도 재임 중에 이혼했으니 부자 총리 모두 재임 중 이혼이라는 진기록 아닌 진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1960년대 초반 적극적인 교육과 복지 정책을 펴 ‘공화당의 머리와 민주당의 가슴’이라 불리며 케네디의 재선을 강력하게 위협했던 넬슨 록펠러 뉴욕주지사는 아내와 이혼하고 불륜 상대였던 비서와 재혼하면서 순식간에 신뢰를 상실해 대선 후보 레이스를 포기하고 정계에서 사라진다. 결혼이 그러하듯이 이혼 역시 현명함과 품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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