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경영자-대통령 정치 성향 같으면 낙관적 공시 늘어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2023. 9. 4.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가 정책을 주도하는 대통령은 경제와 기업 경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분석 결과 대통령과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는 이익 예측 공시를 제공할 가능성이 확연히 높았다.

대통령과 경영자의 정치 성향 일치 여부는 보수주의 회계 처리와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는 기업 공시의 품질과 특성이 경영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익예측 공시 1.3배 많이 내놓고
실제 이익보다 높은 예측치 늘어
사업보고서에 긍정적 단어도 증가
국가 정책을 주도하는 대통령은 경제와 기업 경영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 경영자는 자신의 신념이나 경험, 가치관 등 개인적 특성을 토대로 대통령이 주도하는 경제 정책을 평가하고 경영 방향을 설정할 수밖에 없다. 미국 캔자스대 등 공동 연구팀은 판단 기준이 되는 개인적 특성 가운데 특히 정치 성향에 주목했다. 집권 중인 대통령과 경영자 사이에 정치 성향의 일치 여부가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연구에 나섰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된 정치 후원금 자료를 이용해 2000∼2018년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정치 성향의 일치 여부가 기업의 자발적 공시, 재무 보고의 어조, 보수주의 회계 처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양측의 성향이 일치할 때 경영자는 국정 운영의 긍정적인 측면을 과대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거시경제 상황과 사업 전망을 필요 이상으로 낙관하며 결과적으로 미래 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것이다. 기업 공시의 어조 역시 긍정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고 보수적인 회계 처리는 줄어들 것이다. 성향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결과는 반대가 된다.

분석 결과 대통령과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는 이익 예측 공시를 제공할 가능성이 확연히 높았다. 이들이 제공하는 이익 예측도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가 분기마다 이익 예측을 제공하는 확률은 성향이 일치하지 않는 경영자의 1.31배였다. 실현이익보다 높은 이익 예측을 최소 한 번 이상 제공할 확률은 1.3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의 어조 역시 가설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는 평균적인 경영자에 비해 사업보고서에 긍정적인 단어를 1.12% 더 많이 구사했다. 대통령과 경영자의 정치 성향 일치 여부는 보수주의 회계 처리와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일수록 보수주의 회계로 처리하는 경향이 낮았다는 의미다. 보수주의 회계는 손익계산에 적용하는 원칙 중 하나다. 비용은 빠짐없이 기록해 손실을 조기에 인식하고 수익은 확정된 사항만 기록한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성의 원칙’으로도 불린다.

연구 결과는 기업 공시의 품질과 특성이 경영자의 정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서 정치 성향과 관련한 정서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사회, 감사위원회, 외부 감사인, 내부 감사인과 재무보고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이들이 연구결과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 공시는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결정 방향과 효율성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요소다. 공시에 영향을 미치는 안팎의 상황요인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모니터링 과정에 체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정리=백상경 기자 bae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