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청년 백수 126만
일을 안 해서 손(手)이 하얗기(白) 때문에 백수(白手)라고 한단다. 백(白)자가 ‘아무것도 없다’는 뜻도 있는데, 일이 없어 손에 가진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백수는 근로능력이 있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졸업을 했지만 미취업 상태인 ‘청년 백수’가 126만명에 이른다는 집계다. 최종 졸업자 10명 중 3, 4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아예 구직활동을 단념하고 ‘그냥 쉰다’는 청년도 32만명 정도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인구 841만6천명 가운데 졸업자는 452만1천명이고, 126만1천명이 미취업 상태였다. 이 중 대졸 이상이 67만8천명(53.8%)으로 절반이 넘었다. 첫 취업에 평균 10.4개월이 걸렸고, 2년 이상은 59만1천명(15.3%)이다. 3년 이상 걸린 경우도 32만4천명(8.4%)에 달했다. 오랜 시간과 돈을 들여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한 공부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취업에 성공했다 해도 끝이 아니다. 5월 청년 취업자 400만5천명 가운데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전체의 26%인 104만3천명에 이른다. 단기 아르바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미취업 기간이 길어져 무직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큰 문제다. 더 우려스러운 건 갈수록 채용문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크루트가 최근 727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채용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은 지난해보다 1.6%포인트 줄었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9.6%포인트, 9.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 영향으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것이다.
원하는 좋은 일자리가 줄면 취업 준비 기간도 늘고 구직을 단념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게 된다.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다. 기업이 고용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젊은층이 경제의 주축으로 설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청년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최고의 청년 정책이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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