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농업이 스마트잡” 창농의 꿈 펼쳤다
올해 10회째인 에이팜쇼는 1∼3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렸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기업 등이 280여 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사흘간 열린 행사에는 농업에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층과 귀농·귀촌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중장년층, 저렴한 가격에 우리 농산물을 구매하려는 시민들까지 총 4만 명이 다녀갔다.
청년 창업농이 강연자로 나선 토크콘서트에서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농가 경영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지자체 주도로 진행된 귀농·귀촌 설명회에선 각 지자체 소속 실무 담당자들이 지원책과 유망 작물, 토지 정보 등을 제공했다.
창농 멘토들 “8할은 마케팅, 스토리 입혀라”… 청년들 발길 붙잡아
‘농업으로 미래 개척’ 청년들 귀 활짝
성공한 창농 스토리에 질문 세례도
저렴한 ‘지역 특산물 경매’ 최고 인기
2년째 현장찾은 김영환 충북지사… “첨단기술 접목한 농업의 진화 확인”
“창업의 8할은 마케팅입니다. 농식품 분야에서도 이걸 잊으면 안 됩니다.”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진행된 에이팜쇼에서 ‘청년농업 토크콘서트’ 강연자로 나선 김지용 그린로드 대표는 현장을 찾은 청년농 지망생들에게 창농 이후 마케팅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김 대표는 커피콩 대신 작두콩으로 만든 무카페인 커피를 개발해 판매한 경험을 공유했다. 사업 초기엔 아는 사람이 전무한 데다 커피보다 비싸서 도저히 팔 곳이 없었던 상황. 그는 “인터넷 쇼핑몰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전 직원이 ‘인플루언서’ 역할을 하면서 시장을 키웠다”며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채널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스토리와 콘텐츠 갖춘 농업으로 미래 개척”
에이팜쇼 현장에는 농업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청년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1, 2일 펼쳐진 청년농업 토크콘서트에서는 김 대표 사례처럼 솔직한 창농 성공 스토리가 청년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중앙대 식물생명공학과에 재학 중인 김성준 씨(26)는 “스마트팜을 기반으로 마케팅을 포함해 다양한 영역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오성일 피크니코 대표가 딸기를 재배하면서 체험사업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린다는 얘기도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자기다운 삶과 농업’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장(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한국에서도 글로벌 식품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주류 기업 ‘모에 에네시’가 높은 기업 가치를 보여주는 것처럼 기술과 음식이 결합되면 가치가 큰 사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스토리와 콘텐츠를 가진 농업으로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고 했다.
● 농산물 호가 경쟁… “농업의 진화 눈으로 확인”
에이팜쇼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자랑하는 특산물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는 관람객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행사는 각지의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지역 특산물 경매’였다.
2일 진행된 경매에 참여한 관람객 100여 명은 두유, 복숭아 와인, 도라지 세트 등 각종 농산물이 등장할 때마다 호가(呼價) 경쟁을 이어갔다. 첫 경매품으로 등장한 장단콩 두유는 2200원에서 시작해 25차례 호가가 이어진 가운데 최종 1만500원에 낙찰됐다. 두유를 낙찰받은 심현숙 씨(74·서울 강서구)는 “다양한 친환경 지역 농산물을 살펴볼 수 있어 도움이 됐다. 특히 지역 특산 와인과 콩 제품이 마음에 들어 따로 주문할 생각”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팜 기술과 자율주행 농기계 등의 첨단 기술도 각광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0명 이상의 담당자를 이끌고 현장을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는 “AI와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각종 첨단 기술이 모두 접목되면서 농업이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눈으로 봤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현장에서 본 스마트팜과 갈색거저리 유충(밀웜) 사육 등의 신기술을 충북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챙기고 현장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귀농귀촌1번지’인 충북을 첨단농업의 메카로 키우면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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