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 레이디스 오픈 말말말] “커피 트럭 있는 대회는 처음이에요”

주미희 2023. 9. 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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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한솔, 박단유, 백수빈이 11번홀에 마련된 할리스 커피트럭을 이용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스타in 방인권 기자)
[용인(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지난 1일부터 사흘간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2회 KG 레이디스 오픈에 출전한 스타들의 ‘말말말’을 짚어봤다.

▲전우리 “커피 트럭 있는 대회는 처음이에요. 매일 이용했어요.”

KG 레이디스 오픈은 매해 코스 안에 할리스 커피 트럭을 마련한다. 올해는 11번홀 티잉 에어리어 한켠에 커피 트럭이 위치했다.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뜨거운 햇살이 코스 안에 내리쬔다.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는 선수들에게 ‘쥐약’인 시간이다. 해가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무더위 속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커피 트럭을 더욱더 반기는 이유다.

전우리(25)는 “KLPGA 투어 대회 중 코스 안에 커피 트럭이 있는 대회는 KG 레이디스 오픈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전 대회 우승자들이 연습 라운드 때 커피차를 쏘는 경우는 있지만 본 경기 때 커피 트럭이 마련되는 건 이 대회가 처음이다. 전우리는 “아직 날씨가 더운 편이라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 플레이에 더욱더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출전한 120명의 선수 모두가 매일 커피 트럭을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찾은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청포도 스파클링 에이드였다.

▲황정미 “잔여 경기 안하겠다는 일념으로 뛰었어요.”

대회 2라운드가 열린 2일. 오후 6시 20분께가 되자 마지막 조였던 디펜딩 챔피언 황정미(24)와 김수지(27), 박지영(27)이 달리기 시작했다. 일몰까지 5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 해가 지기 전에 경기를 마치지 않으면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잔여 경기를 하고 최종 라운드를 치러야 하는 만큼 선수들은 잔여 경기를 가장 피하고 싶어 한다. 이에 황정미와 김수지, 박지영이 빨리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뛰기 시작했던 것. 경기 종료 사이렌이 울리기 전 마지막 18번홀 티샷을 마친 이들은 어두워진 상황에서도 경기를 끝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마지막 홀 결과는 3명 모두 짧은 퍼트를 놓쳐 보기.

황정미는 “사실 두 번째 샷을 할 때부터 어두워서 타깃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다음날 잔여 경기를 할 수는 없었다. 무조건 경기를 끝내겠다는 마음으로 ‘샷하고 뛰고 샷하고 뛰고’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앞 조에서 경기한 황유민(20) 역시 16번홀부터 달린 끝에 가까스로 18홀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 황유민은 “잔여 경기를 안하게 되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소현 “이번 대회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 미리 연습도 왔는데…”

KLPGA 투어를 대표하는 ‘미녀 골퍼’ 안소현(28)은 KG 레이디스 오픈에 대한 애정이 크다. 정규투어 시드가 없을 때도 스폰서 추천으로 여러 차례 이 대회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소현은 “이 대회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휴식 기간에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을 몇 차례 찾아 연습 라운드도 했다”고 설명했다.

안소현은 기대만큼 1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으며 공동 4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5언더파 67타는 안소현의 정규투어 베스트 스코어다. 1라운드를 마친 뒤 안소현은 “욕심이 들어갈수록 핀에서 볼의 거리가 멀어진다. 욕심은 내려놓되 자신있게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2라운드에서 샷 난조로 7타를 잃은 끝에 컷 탈락이 되고 말았다. 안소현은 아쉬운 마음으로 필드를 떠났다.

▲ 임채리 “성장해서 얻어가는 시간 되기를”

3월 프로로 전향해 6월 정회원을 획득하며 내년 KLPGA 정규 투어 입성을 기대하는 임채리는 5세 때 ‘골프신동’으로 주목받았다. 또 국가상비군 등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성장한 유망주다. 이번 대회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 투어 대회에 나와 관심을 끌었다.

첫날 개막을 준비하던 임채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 가지라도 성장해서 얻어가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단순하게 한 경기를 치르고 소비하는 시간이 아니라 좋은 경험의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온이 서늘한 게 딱 좋아요”

매년 9월 첫 주에 개막하는 KG 레이디스 오픈은 가을을 알리는 시작이다. 2017년 이 대회에서 프로 첫 승을 거둔 김지현은 “8월까지 무더위 속에서 경기를 치렀는데 이제 서늘한 기온이 느껴진다. 가을이 온 것 같다”며 다시 한번 가을의 여왕이 되기를 기대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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