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전한다더니’…1억2000만원 들고 튄 중국인 구속

“9000만 원 송금했다”며 혐의 부인…경찰 “이체내역 없어”

경찰이미지. 연합뉴스

서울 구로경찰서는 3일 환전상이 들고 온 현금 1억2000만 원을 가지고 달아난 혐의로 중국 국적 A(39) 씨를 구속했다.

서울남부지법 조중래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증거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절도 혐의로 청구된 A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2번 출구 앞에서 환전업자인 중국 국적 40대 여성 B 씨를 만나 현금 1억2530만 원을 가지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대면 거래를 위해 B 씨가 타고 온 차량 뒷좌석에서 서로 신분증을 확인했다. A 씨는 B 씨가 종이가방에 담아온 현금을 보여주자 그대로 들고 도망쳤다.

경찰은 4시간여 만인 오후 9시 45분쯤 광진구 자양동 도로에서 차에 타고 있는 A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A 씨가 가지고 있던 현금 6000여만 원을 회수하고 범행 직후 동선과 행적을 추적해 나머지 돈의 행방을 찾고 있다.

A 씨는 “중국에 있는 지인에게 약 50만 위안(약 9088만 원)을 송금하게 했으니 절도가 아니고 정당한 환전”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같은 진술에 부합하는 이체 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신빙성이 없다고 본다.

경찰은 두 사람을 서로 소개해줬다는 지인과 A 씨에 차량을 넘겨준 지인을 각각 참고인으로 불러 공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인은 A 씨 소유인 차량을 잠시 보관하다가 범행 직후 서울 강남에서 A 씨를 만나 돌려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