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창씨개명하는 해괴한 언사”…추미애 "이 대표가 고립되지 않게 힘 실어야"…이준석 “서울이 위기”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유지혜 2023. 9. 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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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말이다. 언론은 정치인의 입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누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는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적잖이 공을 들인다. 하여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지향점이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김정우 전 의원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일 여권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를 거쳐 방류하는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바꿔 부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게 창씨개명하는 해괴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단식 나흘째인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함) 한다고 해서 오염수에 들어 있는 오염물질 방사성 물질이 없어지기라도 하나”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핵 오염수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국민에게 강요하는 것은 가장 비과학적인 여론 조작 선동”이라며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라도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본의 핵 오염수 투기는 모든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한런던 협약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인공 해양 구조물을 통한 폐기물의 투기를 금지한 런던 의정서에도 마찬가지로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나서서 일본의 명백한 국제법 위반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런던협약 87개 당사국(한국 포함)과 런던의정서에만 가입한 앙골라 등 88개국 국가 원수·정부 수반에 친서를 발송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광주시의회 5층 예결위회의실에서 열린 '검찰파시즘 극복을 위한 우리의태세' 강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광주를 방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단식투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립되지 않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회용 소리통연구소에 따르면 추 전 장관은 지난 2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현 정치 폭풍의 언덕에서 추미애가 말하다’ 간담회에서 “정부가 겁을 주고 공포를 일으키는 정치를 하고 있다.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사회가 웅성웅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옛날 같으면 관료들이 부조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텐데 지금은 회피한다”며 “관료가 책임을 회피하면 피해는 국민이 입는다. 제2의 박정훈 대령 같은 분이 자꾸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이 대표의 단식을 두고 사법 리스크 회피용이라고 조롱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고 있지만 우리가 자꾸 관심을 갖고 '이재명 잘했다', '우리도 함께하자'고 외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도 어디에 나가야 할지 모르지만 여태 그랬듯 비겁하게 몸을 숨기지는 않겠다”며 “여러분이 용기를 내주신다면 저도 용기를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2일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는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지지자 등 시민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024년 총선 출마와 관련 “제가 다른 선택을 해서 만약에 대구에 가서 '정정당당히 겨뤄보자 한다' 하더라도, 가장 나쁜 놈을 골라서 붙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밤 '2023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핵관들이 하는 꼴을 보고 열 받아가지고 확장보다 보수부터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여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가 강대식 최고위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흘러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같은 가능성에 선을 그으며 “노원병에 안 나간다는 얘기가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 “정작 나중에 신당을 해야 될 수 있는 상황에 동력이 없다”며 “예전에 우리가 바른정당 때 겪었던 어려움들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총선을 7개월 앞두고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을 언급하면서는 “모든 여론조사 지표나 이런 것들도 서울이 위기”라며 “거기다 대놓고 선거에 이길 수 있다는 건 어느 나라 계산법인지 모르겠지만 위기를 위기 자체로 인정 못하는 사람들한테 무슨 해법이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엄석대가 아니냐라고 비유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보면은 오히려 '투명망토를 걸친 임금님'같다. 지금 옆에서 망토가 아릅답습니다 이런 소리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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