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툴링? 리빌딩? 이정후는 떠난다, 안우진도 없다…영웅들의 2024년 방향성이 궁금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는 떠난다. 안우진도 없다. 이제 영웅들은 뭘 먹고 살아야 할까.
이정후는 2023-2024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꽤 좋은 대우를 받을 전망이다. 이번 발목 신전지대 부상이 몸값이 약간 깎이는 원인이 될 건 확실하다. 그렇다고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이정후에 대한 가치 평가는 끝났다.
이런 상황서 안우진도 없다. 안우진은 지난 1일 병원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소견을 받았다. 곧바로 시즌을 접었다. 토미 존 수술의 재활은 통상적으로 1년 2개월에서 1년 6개월 정도다. 아직 군 복무를 해결하지 못한 안우진이 재활하면서 군 복무까지 할 수 있다면, 2024시즌은 당연하고 2025년에도 못 돌아올 수 있다.
현실적으로 안우진에게 이번 공백기만큼 군 복무 해결의 좋은 기회도 없다. 안우진과 구단 모두 그렇다. 때문에 키움은 향후 1~2년간 베스트전력을 꾸리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24시즌에 맞춰 사회복무요원을 마친 조상우가 돌아오긴 한다. 무너진 불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불펜 에이스 한 명이 팀 전체를 바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정후의 시즌아웃, 최원태의 LG행 등이 벌어진 뒤 키움의 리빌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다. 이 부분은 구단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마침 14일로 예정된 신인드래프트 1~3라운드에서 각각 2명씩 뽑는다. 이들과 기존 젊은 코어자원들을 결합해 리빌딩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단, 키움은 올해 대권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이형종, 원종현, 임창민, 이원석 등 일부 베테랑들을 영입했다. 이들이 리빌딩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양념을 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때문에 한 업계관계자는 “키움이 말이 리빌딩이지 결국 리툴링이다. 최대한 빠르게 리빌딩을 마치고 순위싸움을 하려고 할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에 메인스폰서를 비롯한 수많은 스폰서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긴 호흡으로 성적을 사실상 포기하고 리빌딩을 하는 그림은 그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이런 전망은 순전히 안우진이 쓰러지기 전의 그것이었다. 단순히 선수 한 명 이상의 가치를 지닌 안우진이 1~2년간 전력에 가세하지 못한다면, 구단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아직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지만, KBO 최고 중앙내야수로 떠오른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변수도 있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치면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갈 자격을 얻는다. 이 부분은 구단과 확실한 조율은 안 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명한 건 일련의 흐름이 단순히 리툴링이 아닌, 긴 호흡의 리빌딩이 가능한 환경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KBO 정서상 2~3년간의 리빌딩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따져볼 부분이 많다.
여기서 구단이 어떻게 방향성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키움의 2024시즌은 물론 2025시즌이 모습까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당장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 이지영 등에 대한 스탠스가 최대 관심사다.
키움은 태생적으로 리빌딩 혹은 리툴링 전문구단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우승 도전 시즌에 좌절을 맛본 뒤 구단 운영의 큰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 일단 현장에서 잔여경기를 잘 마치는 게 중요하다. 어쨌든 고형욱 단장을 비롯한 수뇌부는 미래를 내다보고 장고 할 시기가 됐다. KT에 스윕하며 오랜만에 기세를 올렸지만, 프런트의 마음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