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월 전력 사용량, 여름철 역대 최고…작년보다 전기 30% 더 쓴 집 요금 2배

박순봉 기자 2023. 9. 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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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일반 가정용 위주 증가

지난달 전기 사용량이 역대 8월 중 최고치였던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여름 이후 전기요금이 총 1kWh(킬로와트시)당 28.5원 인상된 상태여서 가정과 소상공인들의 부담도 늘어났다. 만약 4인 가구가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전기를 30% 더 사용했다면 요금은 2배 가까이 더 내야 한다.

3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거래량은 5만1000여GWh(기가와트시)로 잠정 집계됐다. 역대 여름철 중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올 들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전기사용량이 늘어난 것은 8월이 처음이다. 올해 1~7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기 사용량이 적었지만, 8월은 무더위로 오히려 더 늘었다.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주로 일반용 전기다. 경기 침체로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정체 상태다. ‘역대급’ 더위로 가정과 소상공인들이 주로 쓰는 일반용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체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일반용 전기는 더위와 상관관계가 밀접하다. 올해 8월 서울 평균기온은 27.2도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해보다 전기요금이 높아졌고, 누진제도 적용되기 때문에 가정이나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여름 이후 세 차례에 걸쳐서 kWh당 28.5원 인상됐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일부 반영해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예컨대 한 달에 427kWh 전기를 쓰는 4인 가구라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는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8만530원을 내야 한다. 1만3340원이 늘었다. 사용량이 같더라도 20.8% 더 부담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같은 4인 가구가 지난해 8월보다 올해 8월에 20% 더 많은 전기를 썼다면 부담은 73.4%로 더 늘어난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6만6690원에서 올해 11만5640원으로 4만895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만약 30%를 더 사용했다면 96.9%, 6만4650원이 늘어나 요금은 13만1340원으로 지난해보다 거의 2배가 된다.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면 상위 누진구간에 진입해 요금이 더 가파르게 오르는 누진제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47조원이다. 올해만 약 7조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이후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전기를 팔아오면서 적자가 누적됐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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