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수요 몰린 ‘50년 만기 주담대’

유희곤 기자 2023. 9. 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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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제한·한도 하향 등 예고에…일주일 새 1조6281억 대출액 급증

주요 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대상 연령을 제한하고 한도도 낮추려 하자 지난 일주일간 주택담보대출이 1조60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5영업일 동안 513조3716억원에서 514조9997억원으로 1조6281억원 증가했다. 8월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 증가분 2조1122억원의 대부분이 월말에 몰린 것이다.

일부 은행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판매를 종료하거나 연령과 한도를 제한하기로 하면서 대출이 막히기 전에 최대한 돈을 빌린 차주(대출을 받은 사람)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최근 바닥을 쳤다는 일부의 시각과, 고물가로 향후 분양되는 주택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심리까지 더해지면서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달 10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지난 7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5조4000억원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꼽은 바 있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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