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게, 더 비싸게…삼성·LG의 TV는 ‘대대익선’
올해 글로벌 시장 5.8% 축소 전망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맹추격 속
매출 우위 삼성·LG “주도권 강화”
100인치 이상급 수요엔 양사 이견
차세대 ‘마이크로 LED’ 양산 숙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 참가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초대형·프리미엄 TV’로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고 밝혔다. ‘한 대를 팔아도 더 큰 TV를 팔겠다’는 것으로, 수익성이 높은 초대형 제품을 통해 얼어붙은 TV 시장에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3 전시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초대형 TV에 대한 니즈(수요)는 끊임없이 ‘더 큰 것’을 원하는 인간의 본성과 맞닿아 있다”면서 “프리미엄 초대형 사이즈에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수요가 줄면서 올해 글로벌 TV 시장은 총 965억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5.8%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초대형·프리미엄 제품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TCL·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이 ‘판매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점유율 2·3위를 차지하며 매섭게 쫓아오고 있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여전히 삼성전자·LG전자의 점유율이 견고하다. 두 업체가 가격대가 높은 초대형·프리미엄 TV를 그만큼 많이 팔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출시한 ‘네오 QLED 8K’를 비롯해 네오 QLED, QLED 등 총 3개의 98인치 TV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가전업계가 최근 삼성전자의 네오 QLED 같은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기술을 선보이는 등 추격하는 데 대해 정 상무는 “노하우를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오 QLED는 미니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다. 정 상무는 “(중국과)같은 기술을 쓰더라도 더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전략도 비슷하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 상무도 이튿날 기자들과 만나 “TV 한 대를 팔아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65인치보다는 83인치, 77인치보다는 97인치를 파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백 상무는 “이른바 ‘국민자동차’가 과거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인 쏘나타에서 최근에는 준대형인 그랜저로 올라갔지만 그렇다고 자동차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아니다. 팔고 있는 차의 레벨이 올라간 것”이라고 비유했다. TV 시장의 크기가 획기적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제품군의 크기와 가격대를 높여 수익성을 찾겠다는 뜻이다. 그는 “초대형 물량이 늘어나면 사업적으로 굉장히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100인치 이상 TV’ 시장에 대해서는 두 회사의 견해가 다소 갈렸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100인치 이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100인치 이상 시장은 글로벌 수요가 아직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OLE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마이크로 LED’의 상업화는 두 회사 모두의 과제다. 마이크로 LED는 미니 LED보다 더 작은 소자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기판에 초소형 LED 소자를 하나하나 박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과 대량생산 문제가 걸림돌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89인치형 마이크로 LED TV, LG전자의 136인치형 ‘LG 매그니트 올인원’ 등은 모두 1억원을 훌쩍 넘는다.
글·사진 베를린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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