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손톱’... 스트라이커 나서자마자 3골 폭풍
왕성한 상대 압박·스프린트
어린 선수들과 호흡 빛나
후반 16분 손흥민(31·토트넘)은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동료가 올린 공을 가슴으로 받았다. 득점 기회. 그러나 트래핑이 정확하지 않았다. 이내 손흥민은 아쉬운 표정으로 골대를 두드리며 자책했다. 전반에 골키퍼를 앞에 두고 칩샷(chip shot)으로 동점골을 넣었던 그는 3-1로 팀이 앞서고 있었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그 집념은 해트트릭(1경기 3골)으로 이어졌다.
손흥민이 2일(한국 시각) 번리와 벌인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5대2로 대승(大勝)했다. 해트트릭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 개인 통산으로는 일곱 번째다. 경기 전까지 EPL 통산 103골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나스르)와 함께 공동 32위였던 그는 3골을 더해 104골 디디에 드로그바(45·코트디부아르·은퇴)를 제치고 대런 벤트(39·은퇴)와 함께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토트넘은 전반 4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12분 뒤 손흥민이 시즌 마수걸이 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크리스티안 로메로(25·아르헨티나), 후반 9분 제임스 매디슨(27·잉글랜드)이 잇따라 골망을 흔들며 달아났다. 다음부터는 손흥민 독무대. 후반 18분, 후반 21분 연속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첫 골은 마노르 솔로몬(24·이스라엘)과 주고받는 2대1 패스로 상대 공간을 뚫은 뒤 해결했고, 두 번째 골은 솔로몬이 왼쪽 구석에서 내준 땅볼 패스를 그대로 인사이드킥 슈팅으로 연결했다. 솔로몬은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풀럼(잉글랜드)을 거친 윙어로, 별명은 ‘이스라엘 특급’이다. 그가 손흥민과 환상적 호흡을 선보이자 팬들은 ‘손로몬(손흥민+솔로몬)’이라 부르며 기대에 부풀고 있다. 세 번째 골은 페드로 포로(24·스페인)가 전진하는 손흥민을 보고 중앙선 부근에서 앞쪽으로 길게 곡선 침투 패스를 이어주자 손흥민이 침착하게 왼발로 잡아 마무리했다. 어린 동료 선수들과 호흡이 착착 맞았다는 점에서 이날 해트트릭은 고무적이었다는 평가다. 손흥민은 “가장 마음에 드는 골을 고를 수 없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며 공을 돌렸다.
이번 시즌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앤지 포스테코글루(58) 감독은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하게 한 다음 상대 수비를 흔드는 전략을 편다. 공격진 역할이 중요하다. 포스테코글루는 이날 최근 실수가 잦고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한 히샤를리송(26·브라질)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으로 내세웠다. 그간 현지 언론도 “손흥민을 스트라이커로 써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날 결과만 보면 앞으로 손흥민에게 골 기회가 더 주어질 수 있는 분위기다. 손흥민은 후반 27분 교체될 때까지 압박 49회, 스프린트(전력 질주) 27회를 기록하면서 종일 그라운드를 누볐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은 어느 시스템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이상적인 선수”라고 말했다.
EPL 사무국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 선수는 단연 손흥민. 현지 매체들도 손흥민에게 9~10점대 최고 평점을 매겼다. 토트넘은 개막 4경기 무패(3승1무)를 달리며 3일 현재 리그 2위에 자리했다. 1위는 맨체스터시티(4승)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27)는 이날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벌인 원정 경기에서 입단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 팀 2대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뮌헨이 묀헨글라트바흐 원정에서 승리한 건 4년 6개월 만이다. 슈투트가르트 정우영(24)은 프라이부르크전에서 후반 17분 네 번째 골을 도와 시즌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팀은 5대0 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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