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VIP가 격노" 진실은?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회원수 320만 명의 거대 조직, 한국자유총연맹의 총선 개입 의혹을 집중보도합니다.
그전에 먼저, 지난주 저희가 보도한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의 속보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지난주 저희는 국방부 장관이 수사 결과를 갑자기 뒤집은 게, 윤석열 대통령의 개입 때문이라는 의혹을 보도했죠?
◀ 이준희 ▶
네, 저희 보도 이후 대통령실은 그런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이 추가로 계속 나오면서, 파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 VCR ▶
지난주 스트레이트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 사건 수사에 개입한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박정훈 대령 측이 만든 비공개 문건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얘기가 담겨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연결하라고 한 뒤,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질책했다고 합니다.
이 회의 직후, 국방장관은 바로 전날 자기가 결재한 수사결과를 뒤집었습니다.
[이종섭/국방부장관 (국회 국방위, 8월 21일)] "대통령실에서 저한테 이 조사 결과에 대해서 어떠한 지침을 제가 받은 게 없습니다."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박정훈 대령은 군 검찰에 진술서를 제출했습니다.
진술서에 따르면 수사결과가 갑자기 뒤집힌 7월 31일 상황은 이랬습니다.
오후 3시 18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박 대령에게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다 빼라"고 전화합니다.
이후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불러 박 대령이 집무실로 찾아갑니다.
김 사령관이 "어떻게 하냐"고 묻자, 박 대령은 "안 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며, "도대체 국방부에서 왜 그러는 겁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러자 김 사령관은 "오전 대통령실에서 VIP(대통령) 주재 회의 간 해병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말합니다.
박 대령이 "정말 VIP가 맞습니까"라고 묻자, 김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는 게 진술서의 내용입니다.
[박정훈/해병대 대령 (전 수사단장, 김정민 변호사와 통화)] "'군 관련해서 화를 이것보다 더 낸 적이 없다. 가장 격노했다'면서 바로 '국방부장관 연락해' 이래가지고 막 꽝꽝꽝꽝 했다고 하길래 내가 정확하게 물어봤어. '사령관님, VIP가 이야기한 거 맞냐' 그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하시더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해 국방장관과 통화한 건 사실일까요?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답을 내놓지 않던 대통령실과 안보실은, 국회에 나와 잇따라 부인했습니다.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 "안보실에서는 그러면 이것과 관련해서 대통령실에 보고한 적이 없다는 거죠." [조태용/국가안보실장 (국회 운영위, 8월 30일)] "이것이라는 게." [민병덕/더불어민주당 의원]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서." [조태용/국가안보실장 (국회 운영위, 8월 30일)] "조사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보고드린 바가 없습니다, 저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예결위, 8월 30일)]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라고 질책을 했다.'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그런 사실 있습니까?"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 (국회 예결위, 8월 30일)] "글쎄요, 언론에서 저도 보기는 봤습니다만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대통령이 격노한 사실을 전해줬다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김 사령관도 그날 오후 박 대령을 만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방위, 8월 25일)] "그날 오후에 수사단장이 '채 상병 익사 사건 관계자 변경 시 예상되는 문제점 보고' 받은 것 있죠. 그게?" [김계환/해병대 사령관 (국회 국방위, 8월 25일)] "제가 구두로 보고받았습니다."
박 대령은 사령관에게 "언론 등에 노출될 경우 BH, 즉 대통령실과 국방부는 정치적,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보고했다고 했습니다.
박 대령의 주장에 따르면 바로 다음 날에도 두 사람은 비슷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계환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이첩 시기를 장관 귀국 이후로 미루면 어떻겠냐"고 묻자, 박 대령은 "장관이 귀국하면 보고서를 수정 축소해서 가져오라고 할 텐데 거부할 수 있겠냐", "차라리 대통령실로 가서 안보실장이나 대통령을 만나서 보고하면 안 되겠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박 대령의 이런 주장들은 사실일까요?
[김정민/변호사(박정훈 대령 변호인)] "대통령을 언급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만약에 해병대 사령관이 그거에 대해서 언급 안 했다면 이분이 대통령을 끌고 들어갈 동기가 없어요. 그래서 자기한테 이득이 되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은 박 대령과 나눈 대화에 대해 직접 답변을 피한 채, 해병대 사령부를 통해 "박 대령의 일방적 주장"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냥 항명죄도 아니고, 집단항명 수괴죄로 몰렸던 해병대 수사단장.
박 대령 측은 군 검찰의 이런 무리한 수사가 대통령 지시를 어겼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정민/변호사(박정훈 대령 변호인)] "사극에 보면 그렇잖아요. '어명이요' 하면 어때요. '뭔데요, 합리적이네, 내가 받아들이죠, 뭐'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어명이요' 하면 일단 이러고 듣잖아요. 무릎 딱 꿇고 그냥 듣는 거예요. 그걸 안 했다는 거죠. 어명을 거부했다는 죄죠."
군 검찰이 박 대령에 대해 항명죄에 국방장관 명예훼손 혐의까지 추가해 청구한 구속영장은 지난 금요일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박정훈/해병대 대령 (전 수사단장, 9월 1일)] "많은 성원과 응원에 힘입어서 버텨온 것 같고 앞으로도 조사와 재판에 성실히 잘 임해서 꼭 저의 억울함을 잘 규명하고 특히 고 채 상병의 억울함이 없도록 수사가 잘될 수 있도록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 이휘준 ▶
외압이냐, 항명이냐. 사건의 진상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이트>는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이준희 기자, 수고했습니다.
이준희 기자(letswi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521047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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