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종 게시글 6천 건 분석…“범행 1년 전 전조”
[앵커]
분당 흉기 난동 사건의 피의자 최원종, 지난 몇 년간 그의 온라인 행적을 KBS가 추적, 분석해봤습니다.
특정 커뮤니티에 약 6천여 건의 글을 남겼는데, 좌절감과 분노를 쌓아오면서 반사회적인 성향을 키워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과정과 분석 결과, 조혜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3년쯤 전 최원종은 당시 활동하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올립니다.
[AI 생성 음성 : "나를 악마로 만들지 마라."]
최원종이 2018년부터 5년 여 동안 남긴 게시물 6천여 건을 살펴보면,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지는 경향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상훈/범죄분석전문가 : "이전에는 현실에 가까웠는데 이제는 좀 더 공상에 가까운 것을 거치다가 지금의 모습이 된, 그러니까 3단계 정도 일종의 탈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초기인 2018년 무렵에는 세계적인 수학자가 되겠다거나, 세상이 놀랄만한 게임을 개발해 큰 부자가 되겠다는 욕망이 두드러집니다.
대학생은 '학식충', 고액연봉자들은 '취업노예'라 깎아내리며 자신이 더 큰 업적을 이루겠다고 합니다.
[정한진/KBS공영미디어연구소 연구원 : "내가 고졸이지만 내가 오히려 더 똑똑하다거나 더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하는…."]
2019년 무렵, '로빈후드' 등 게임 몇 개를 개발해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아 또다시 좌절에 빠집니다.
일본 유학, 군대 등 도피처 모색이 실패하자, '압도적인 힘을 갖고 싶다'는 식의, 위험한 공격성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하라다 다카유키/츠쿠바 대학 심리학과 : "자신의 삶은 이렇게 시시한데 주위 사람들이 즐거워 하면 질투를 하게 되고 그 적대감이 밖으로 향하면 범죄가 되는 겁니다."]
병원 치료를 중단하고 최근 1년새 갑자기 인류를 멸망시키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등 반사회적 망상을 담은 게시물이 급증합니다.
[배상훈/범죄분석전문가 : "초기는 웹 개발자의 모드입니다. 그러니까 개발자 모드에서 일종의 투사 모드로 바뀌게 되는, 이런 것들이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나죠."]
언제 터져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 지난 7월 신림역 흉기 난동이 일어나자, 최원종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뛰쳐나와 서현역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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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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