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애플에 한방 먹은 메타…LG와 손잡고 ‘이 시장’ 뛰어든다는데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9. 3.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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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VS 구글·삼성 대결 구도에
메타, LG전자와 연합 맞불 채비
헤드셋 산업 3년 뒤 22조원으로 성장
메타 퀘스트3
메타가 LG전자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은 까닭은 애플이 내년에 초고가 증강현실(AR) 헤드셋인 ‘비전프로’를 출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메타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할 정도로 메타버스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애플이 3499달러(460만원)대 고가·첨단 AR 장치를 내놓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이에 하드웨어 명가인 LG전자와 연합 전선을 구축해, 맞불을 놓을 수 있는 기기를 내놓겠다는 전략인 대목이다.

정보통신(IT) 업체 관계자는 3일 “메타는 2020년 이후 브랜드를 퀘스트로 통일하고 고가 제품에 대해선 ‘프로’라는 작명을 했다”면서 “LG전자와 함께 개발하는 제품 역시 프로로 명명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2014년 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후 2019년까지 오큘러스라는 브랜드를 사용하다,

하지만 2020년에 45만원대 메타 퀘스트2, 2022년에 144만원대 메타 퀘스트 프로를 각각 내놓으면서 브랜드를 통일했다. 올해 9월 열리는 메타의 연례 이벤트인 ‘메타 커넥트 2023’에서는 약 66만원인 퀘스트3가 나올 예정이다. 2024년에는 200달러 미만 저가 모델을, 2025년에는 LG전자와 합작으로 고가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서는 합작 모델 이름을 ‘메타 퀘스트4 프로’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큼 고사양 제품이라는 메시지다.

메타는 하드웨어 명가인 LG전자와 손잡고 애플 ‘비전프로’를 타도할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LG전자 역시 협업을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 깊이 발을 디딜수 있다. 양산이 확정되면 LG그룹 계열사의 각종 부품까지 탑재될 전망이다. 양산은 LG전자가 맡고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부품을 공급하는 큰 그림이다.

현재 메타·LG전자 이외에도 애플과 삼성전자·구글이 AR·가상현실(VR) 초고가 헤드셋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3각축이 형성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구글 퀄컴과 차세대 확장현실(XR) 헤드셋을 공동 개발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후 애플은 올 6월 연례 개발자 대회인 WWDC를 통해 3499달러대 고가 헤드셋을 내년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공간 컴퓨팅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비전프로는 5개의 센서와 12개의 카메라, 애플이 만든 전용 칩을 장착했다. 삼성전자·구글 진영은 이 같은 발표에 출시일을 미루고 고가 제품으로 개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그만큼 판이 커진 것이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이들 빅테크 기업이 얼마나 고가 산업을 키울지 여부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애플 비전프로와 메타 퀘스트 사이에 제품을 위치시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드웨어는 애플처럼 프리미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보다 일반 대중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격은 더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메타와 LG전자 역시 이와 유사한 2000달러 전후로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공동 개발에 메타는 손쉽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LG전자는 신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은 “이제 가전을 넘어 집, 상업 공간, 차량을 포함한 이동 공간, 더 나아가서는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을 선언한다”면서 “현재 메타버스와 관련해 몇몇 파트너사와 사업 가능성 부분에서 검토하고 있다. 구체화가 될 때 내용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2019년 혼합현실(MR)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오고 있다.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AR·VR 헤드셋 시장은 지난해 67억8000만달러(약 9조원)에서 2025년 169억달러(약 2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저가 제품은 중국산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고가 제품은 빅테크가 뛰어들고 있다. 아울러 중간 가격대는 소니가 콘솔 게임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워 공략중이다. 특히 소니는 549달러대(약 80만원) ‘플레이스테이션 VR2’을 출시하고 메타의 아성에 도전중이다. 시장 분석 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R·VR 시장에서 메타의 점유율은 2022년 1분기 77%에서 올해 1분기 49%로 감소했다. 반면 소니는 올 1분기 점유율을 무려 32%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타는 이 같은 경쟁자의 도전에 중저가와 중간 가격 제품은 직접 개발해 선보이고 고가 제품은 LG전자와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용어 설명>

■ 혼합현실(Mixed Reality) 헤드셋 : 실제 환경에 가상의 객체를 겹쳐서 보여주는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과 완전한 가상세계인 가상현실(Augmented Virtuality)의 장점을 결합한 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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