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화재 키운 '불법 폐기물'‥손 놓은 지자체

현지호 2023. 9. 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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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두 달 전 해운대 해수욕장 고층 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 수백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는데요.

당시 곳곳에 쌓여 있던 불법 폐기물이 화재를 키운 한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화재 이후에도 관할 구청은 관리에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현지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호텔 건물에서 화재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지난 6월, 해운대구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투숙객들이 헬기와 사다리로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습니다.

30여 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10억 원대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지하 주차장 곳곳에 쌓아 놓은 불법 폐기물에 담뱃불이 옮겨붙으면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 (음성변조)] "CCTV 토대로 거기에 담배 피우러 간 사람을 확인한 게 있기 때문에‥ 담배가 소화가 됐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그분이 나가고 곧 연기가 꽉 차기 시작하거든요."

화재가 난 호텔 근처엔 숙박업소가 밀집해 있습니다.

매트리스나 가구 같은 폐기물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걸 어디 보관하고 있을까요.

이 일대를 한번 둘러봤습니다.

바로 근처의 또 다른 호텔 지하 주차장입니다.

주차구역에 불에 타기 쉬운 종이박스부터 침구류, 목재까지 쌓여 있습니다.

불이 나면 유독물질을 내뿜는 폐기물들입니다.

주차장 한쪽에 아예 분리수거장까지 만들어 놨습니다.

건축물 대장에 나와 있는 이곳의 용도는 주차장과 계단실.

화재가 난 호텔건물처럼 용도에 맞지 않게 쓰고 있는 겁니다.

[△△호텔 관계자 (음성변조)] "옥외에다 어디 둘 데가 없잖아요. 아파트든 뭐든지 옥외에 폐기물을 두는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 옥내에 있지. 제가 볼 때는 전혀 문제 될 거 없을 것 같은데요."

근처 또 다른 호텔 주차장입니다.

계단 아래로 목재와 수건들이 쌓여있고, 바로 뒤로는 에어컨 실외기까지 설치돼 있습니다.

법에 따라 주차장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면 모두 불법이지만, 호텔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폐기물과 기자재 등 가연성 물질을 무분별하게 쌓아둔 겁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인 해운대구는 두 달 전 호텔 화재 이후에도 실태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 (음성변조)] "적치한 걸 발견하면 이제 '이거 치우시오' 이렇게 이행명령을 하고, 그리고 치우면 끝나 버리거든요. 부설주차장을 잘 관리하는지 이런 것은 (조사) 하는 건 없고요."

경찰과 소방당국은 해운대 호텔 화재의 책임을 물어 호텔 법인과 관계자를 소방법 위반, 실화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입니다.

그러나 해운대구는 화재 발생 두 달이 넘도록 호텔 측에 과태료조차 물리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현지호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욱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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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성욱 (부산)

현지호 기자(poph@bus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21031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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