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당대표… 데이터 분석해 공약 내걸어 [심층기획-AI 앞에 선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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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삶 곳곳에 깊숙이 침투했다.
세계일보는 AI 사용을 규제하고 윤리 기준 마련과 함께 시민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AI와 민주주의의 조화를 도모하는 선진국의 사례를 7차례 나눠 연재한다.
예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밟고 있는 그는 지난해 덴마크 총선을 앞두고 마인드퓨처라는 기술 벤처기업에 재직하면서 AI 챗봇 '컴퓨터 라스'를 당대표로 하는 정당을 창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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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덴마크 총선에 도전했던 소규모 정당 ‘신서틱 파티(Synthetic Party·인조정당)’의 창립자인 아스커 브릴드 스태우내스(Asker Bryld Staunæs)는 지난 6월12일 덴마크 오르후스(Aarhus) 대학교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이크로(Micro·초소형)’ 사이즈의 정당이지만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모델을 통해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고 그걸 정치적인 비전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게 우리 정당의 목표였다”며 창당 이유를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 큰 주목을 받은 신서틱 파티 창립자가 한국 언론과 대면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를 핵심으로 하는 정당을 창립한 이유에 대해 스태우내스는 “AI가 정치분야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주의 사회의 정치성(governmentality)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알고리즘을 반영하는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AI가 어떻게 정치적인 비전을 형성할 수 있는지, 머신러닝 모델로 어떻게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고 그걸 정치적 비전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 게 우리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AI가 정당에서 활용되는 방식이 단순히 AI 정치인이나 소통용 챗봇을 만드는 데 치중한 것과 달리 신서틱 파티는 아예 AI가 당대표가 돼 이끄는 정당을 표방한다. 정책 등 모든 측면을 실제로 AI가 주도하도록 한 점에서 기존의 AI정치와 차별점을 가진다. 당대표인 챗봇 컴퓨터 라스는 덴마크 내 여러 소수정당들의 공약과 의견들을 수집하고 혼합해 당의 정책과 공약을 생성해냈다. 대표적인 것이 덴마크 평균 월급여의 두 배에 해당하는 10만 크로네(약 1900만원)를 매달 모든 덴마크 국민에게 보편적 기본소득으로 지급하겠다는 공약이다.
챗봇이 당대표를 맡았다는 점과 챗봇 당대표가 내놓은 이 같은 파격적인 아이디어들로 신서틱 파티는 세계 각지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덴마크 내에서는 아직까지 AI를 정치에 결합하는 것을 진지한 시도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지난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하는 데도 실패했다. 그럼에도 스태우내스는 정당을 계속 유지하며 AI를 활용한 정치활동을 보여줄 계획이다. 전 세계의 AI 정당, 가상 정치인들과의 네트워크도 형성해가는 중이다.
오르후스=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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