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 리그 2위’ KIA는 6개월을 기다렸다… 완전체 힘은 8연승 폭주, 양현종 꿈이 실현된다

김태우 기자 2023. 9. 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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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체 전력 구축 후 8연승 신바람을 타고 있는 KIA ⓒKIA타이거즈
▲ 나성범의 부상 복귀는 KIA 대반격의 신호탄이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보통 각 팀의 최상 시나리오는 시즌 전에 나온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은 이렇다 할 변수가 없다. 상수와 희망만 모아둔 상황에서 현장과 프런트가 머리를 맞대 최선의 전략을 짠다. 이론적으로는 완벽하다. 그 구상대로만 시즌이 이어지면 10개 구단 모두가 5강 후보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면 이런 저런 돌발 변수에 그 구상이 무너지기 마련이다. 기대했던 선수들이 부진하는 경우도 있다. 구상이 많이 무너지는 팀은 하위권에 처지고, 그렇지 않거나 혹은 그것에 대비가 되어 있는 팀은 상위권을 지키는 게 대체적인 흐름이다. KIA도 그랬다. 1월에 꿈꿨던 장밋빛 환상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조각조각이 났다. 그 그림을 다시 살리는 데 자그마치 6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순위는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시즌 전부터 큰 악재가 있었다. 팀의 핵심 타자이자 해결사 몫을 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성범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금방 돌아올 줄 알았지만 결과적으로 전반기 일정을 거의 다 건너 뛴 장기 부상으로 번졌다. 스프링캠프 당시 올해 가장 성장한 야수로 모든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았던 김도영 또한 개막 두 경기 만에 발 부상으로 이탈했다. 팀 타선의 가장 큰 상수, 그리고 좋은 쪽의 변수가 모두 사라진 셈이다.

선수층을 충원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고 믿은 불펜도 6월 들어 구상이 무너졌다. 믿었던 주축 불펜 투수들이 죄다 구위 저하에 시달렸다. 결국 상당수 선수가 6월 들어 퓨처스리그(2군)행을 지시받아 경기력 점검에 나섰을 정도로 풍파가 심했다. 한편으로 외국인 투수 두 명도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고전했다. 상수는 줄어들고, 변수만 넘쳐나는 팀이었다. 성적이 제대로 날 리가 없었다.

그러나 묵묵히 참고 승부처를 인내한 KIA는 후반기 들어 전력이 완전체를 이루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그 힘을 바탕으로 폭주하고 있다.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중반 힘 싸움을 이겨내고 8-6으로 이기면서 8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KIA가 8연승을 기록한 것은 2021년 7월 1일부터 8월 13일까지 기록한 뒤 무려 2년 1개월 만이다. 순위도 4위까지 끌어올렸다. 이제야 시즌이 정상적으로 시작된 분위기다.

타선에서는 나성범 김도영이 차례로 돌아왔고, 최원준이 전역했으며, 마지막 부상자라고 할 만했던 황대인 김선빈까지 모두 대기가 됨에 따라 100% 전력을 구축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는 베테랑 포수인 김태군까지 영입해 일단 부족했던 점을 채워 넣었던 것도 주효했다. 변우혁 한준수 등 팀이 기대를 걸었던 유망주 자원들까지 조금씩 힘을 보태면서 선수층도 좋아졌다. 중앙 내야 백업 정도를 제외하면 라인업 구상이 풍족해졌다.

▲ 올해 최고 기대주라는 타이틀을 증명하고 있는 김도영 ⓒKIA타이거즈
▲ 트레이드 영입 이후 안방을 지키고 있는 김태군 ⓒKIA타이거즈
▲ 팀의 돌격대장과 해결사 몫을 해내고 있는 박찬호와 최형우 ⓒKIA타이거즈

지난해 리그 최강 타선 중 하나였던 KIA의 완전체는 무시무시한 힘을 과시하고 있다. 장타, 출루, 기동력, 대타, 클러치 능력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상위타선이 부진하면 하위타선을 힘을 내는 등 득점력의 기복도 줄어들었다. KIA는 이번 주 4경기에서 팀 타율 0.355, 9홈런, 43득점, 팀 OPS(출루율+장타율) 1.024라는 호성적을 거두면서 8연승을 주도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잘했다. 거를 선수가 없었다.

마운드는 마리오 산체스의 이탈과 주축 불펜 투수들의 체력 저하 등 여러 변수가 기다리고는 있다. 10개 구단 중 가장 경기 수가 많이 남은 KIA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만하다.

다만 토마스 파노니의 가세, 휴식을 마친 양현종의 정상적인 귀환 등이 맞물리며 조금씩 힘을 내고 있다. 불펜은 질적으로 리그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투입할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의 수는 다른 그 어떤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든 경기에서 이긴다는 생각을 버리고 조합을 잘한다면 시즌 막판까지 굴러갈 만한 기초 체력은 가지고 있다.

그런 KIA의 전력은 생각보다 약하지 않다는 게 여러 지표에서 증명된다. 3일 현재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3.97로 LG(3.64)에 이은 리그 2위다. 팀 OPS 또한 0.738로 리그 3위다. 팀 OPS는 후반기만 놓고 보면 0.828로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즌 중반 이후 득점은 늘어나고, 실점은 줄어드는 양상 속에 피타고리안 승률에서도 호조다. KIA의 올 시즌 피타고리안 승률은 0.578로 ‘진짜 리그 선두’인 LG(0.620)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피타고리안 승률이 꼭 실제 승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어느 시기를 보면 1점차 승부에 유독 강하고 약한 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득점이 많고, 실점이 적은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당연하다. KIA의 이 지표는 앞으로 실제 승률이 조금은 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선행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나쁜 조짐보다는 좋은 조짐이 더 많은 셈이다.

▲ 김종국 KIA 감독 ⓒKIA타이거즈
▲ 홈팬들과 가을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양현종의 꿈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IA타이거즈

팀의 에이스인 양현종은 1일 인천 SSG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 광주에서 홈팬들과 가을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KIA는 지난해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5위였다.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4위 kt의 홈구장인 수원에서 열렸다. 광주로 가기 위해서는 두 판을 내리 이기고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기약해야 했다. 그러나 KIA는 첫 판에서 패하며 허무하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홈팬들과 가을야구를 같이 하려면 일단 4위는 해야 하고, 3위를 한다면 더 넉넉하게 팬 맞이를 준비할 수 있다. 양현종이 5위나 4위가 아닌, 그 이상을 바라보는 이유다. KIA가 최근 상승세를 잘 지킬 수 있다면 그 꿈은 실현이 될 수도 있다. 3일 승리로 3위 SSG와 경기차는 이제 1.5경기다. 3위의 등번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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