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얼마나 심각하길래…기금 털어 끌어쓰겠다는 정부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9. 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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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까지 세수 1년새 43조 급감에
기재부, 총괄성격 공자기금 활용 검토
외평기금 넘긴 후 일반회계 투입 유력
[사진 = 연합뉴스]
올해 50조원에 달하는 세수 부족 사태가 예상되면서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투입한다. 편성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不用)이나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는 방안에 이어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세수 구멍이 커지면서 기재부는 다음 주 중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3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른 기금 예탁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방식으로 20조원 안팎의 공자기금 재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공자기금 정부내부지출(153조4000억원)의 20%에 해당하는 약 30조원까지는 정부가 자체적으로 일반회계에 투입할 수 있다.

정부가 공자기금을 대규모로 투입하려는 것은 올해 역대급 세수 부족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는 선을 그은 상황에서 최대한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61조원)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세금이 걷힌다고 가정하더라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48조원이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의 원화 여유 재원을 공자기금으로 넘긴 후 이를 일반회계에 투입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외평기금에 원화가 대규모로 쌓여 있는 만큼 활용의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외평기금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이다. 외환당국은 지난해부터 크게 떨어진 달러당 원화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여왔다. 정부는 현재 원화값이 지난해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외평기금을 재정 충당에 사용할 방침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일반회계가 공자기금에서 빌려온 자금 규모는 2019년 34조3000억원이었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지출 증가 등으로 2020년 102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21년 88조2000억원, 지난해 86조2000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번에 정부가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공자기금을 활용한다면 이 규모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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