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소득공백' 어쩌나… "정년 연장 논의 선행돼야" [국민연금 개혁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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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고갈을 미루기 위해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를 68세까지 늦추는 방안이 제시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가 보험료율, 수익률 인상과 함께 개시연령 조정을 병행할 경우 2093년까지 기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추산한 것이다.
그러나 지급개시연령이 68세로 올라가면 현재 법정 정년인 60세부터 연금을 받는 시기까지 약 8년의 '소득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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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정년 후 수급까지 8년 공백
근로시간 갈수록 짧아져 큰 문제
고령자 지속근로 고용정책 필요
■은퇴 후 '수입공백'…8년간 어떻게
3일 재정계산위가 지난 1일 발표한 국민연금 보고서를 보면 재정안정화 조치로 지급개시연령이 65세가 되는 2033년 이후부터 2038년부터 5년마다 1세씩 늘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행을 유지할 경우 수지적자는 2041년, 기금고갈은 2055년에 일어나지만 68세까지 조정할 경우 기간은 수지적자는 2043년으로, 기금고갈은 2059년으로 늦춰진다는 계산이다.
기대수명 증가로 인해 훌쩍 늘어난 연금 수령기간을 보다 짧게 조정하겠다는 의미다. 전 세계 국민연금의 기반이 되는 영국의 '비버리지 보고서'는 1942년 작성 당시 영국 노인들을 대상으로 은퇴 후 약 7~8년간의 지급을 가정했다. 이후 기대수명이 크게 늘어나며 당초 예상한 10년 이내보다 더 긴 기간 연금 지출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 도입 당시 70.7년(남녀 통합)이었던 기대수명은 2020년 현재 83.5년에 이르고, 2070년에는 91.2년(중위가정)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65세 지급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으로 봐도 26년 넘게 정부에서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은퇴가 진행 중인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경우에도 은퇴나이인 60세부터 지급개시연령까지 약 1~3년의 '수입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고소득자는 이를 얼마간 버텨낼 가능성도 있지만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지난해 기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를 넘는다. 노령연금 급여액도 60만원 미만 수급자가 전체의 73%를 차지한다. 그간 납입금액이 적었던 만큼 수입공백을 버텨낼 여력도 낮다는 의미다.
■"정년연장부터 논의해야"
미래에 68세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할 청년들의 근로시간은 반대로 짧아지고 있다. 4년제 대학교 졸업을 기준으로 2017년 평균 46개월 소요되던 졸업 기간은 올해 기준 51개월로 훌쩍 뛰었다. 평균으로 봐도 한 학기 이상 취업이 늦춰진 셈이다. 졸업 후 취업까지 소요되는 시간 역시 2004년 9.5개월에서 올해 기준 10.8개월로 마찬가지로 3개월 가까이 늘었다. 취업 지연에도 불구하고 평균 근속연수는 전 사업장 기준으로도 7.2년, 500인 이상 대기업 기준으로도 11.2년에 불과하다. 지급개시연령 조정 이전에 60세 전후로 형성된 정년·은퇴 연령 연장이 선결돼야 하는 이유다.
연금 수령시기를 늦추고 근로를 이어가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독일과 스웨덴은 올해부터 정년과 연금개시연령을 모두 67세로 늘렸다. 일본은 65~75세 사이 개시연령을 개인이 선택하게 했고, 65세 이상 노령층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법원이 육체적 정년인 '노동 가용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며 근로를 이어갈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고용인(사용자) 측에서는 늦춰지는 정년을 마냥 환영할 수 없는 입장이다. 쌓인 근속연수만큼 인건비 지출이 늘고, 유연한 고용시장을 경직시킬 위험성을 우려해서다. 재정계산위는 "지급개시연령 연장은 노동시장 개선을 통해 고령자가 계속 근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등 고령자 고용정책과 병행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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