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피해 없도록”… 엘리베이터 폭행 피해女, 당시 CCTV 공개

12층서 탄 가해자 문 닫히자 돌변
목 졸라 때린 후 10층에 끌고 나가
피해 여성 두 달째 트라우마 호소
“남자랑 둘이 승강기 타면 숨 막혀”

경기 의왕시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20대 남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엘리베이터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가해자에 대한 엄벌 촉구와 함께 또 다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공개였다. 가해 남성과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지난 7월5일 낮 12시10분쯤 경기 의왕시의 한 복도식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돌변해 20대 이웃 여성을 폭행한 뒤 밖으로 끌고 나가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 SBS 보도화면 캡처

3일 의왕경찰서 등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최근 “가해자가 엄벌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고 또 (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사건은 7월5일 낮 12시30분 대낮에 발생했다. 공개 영상엔 가해자가 아파트 12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10층 버튼을 누른 뒤 문이 닫히자자마 여성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가해자는 후드티에 운동화를 신은 채 피해 여성의 목을 조르고 폭행했다. 주목과 발로 때리기도 했다. 피해 여성의 필사적인 저항은 180㎝가 넘는 가해자를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가해자는 10층에서 문이 열리자, 여성을 끌고 나갔다. 이후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다.

여성을 끌고 나온 가해자는 복도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여성의 비명을 듣고 나온 주민들이 나와 가해자의 시도는 제지됐다. 무차별 폭행으로 피해 여성은 갈비뼈가 골절되는 등 크게 다쳤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차별 폭행 충격으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피해 여성은 “남자랑 둘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숨이 막히고 긴장돼 이겨내려고는 하는데 힘들다”며 “(사건 당일) 누군가가 제 목소리를 듣고 나와주지 않았으면 죽었을 것”이라고 울먹었다. 이어 “(시민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안전망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는 이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가해자와 피해 여성은 아파트 같은 동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로 파악됐다. 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이 남성은 경찰서 유치장에서도 발길질을 하고, 옷을 벗은 채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을 입으로 물려고 하는 등 폭행해 ‘공용물건손상미수’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도 추가 적용됐다.

의왕=송동근 기자 sd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