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잼버리?…축제 찾은 7만명 사막 한복판서 고립, 무슨 일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9.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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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바다 사막의 임시 도시 블랙록시티에서 버닝맨 축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 1일 폭우가 내려 7만여명의 참가자들이 사실상 고립상태가 됐다고 CNN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처 : CNN]
미국 네바다 사막 한복판에서 버닝맨 축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폭우로 사막이 진흙탕으로 변하면서 7만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사실상 고립상태가 됐다고 CNN 등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86년 시작된 버닝맨 축제는 매년 8월 첫째주 월요일에서 9월 첫째주 월요일의 기간 동안 네바다 사막에 가상의 임시 도시 블랙 록 시티에서 진행된다. 인간 모양의 인형을 불태우는 프로그램 덕분에 버닝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올해는 지난 1일 오후부터 내린 폭우로 행사장이 엉망이 됐다. 야영지는 발목까지 빠지는 진흙탕이 됐다. 바퀴가 빠지는 문제 때문에 차량 통행이 멈춰 참가자들은 사막에서 사실상 고립됐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립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행사에는 매년 7만여명이 참가하고 있어 올해도 비슷한 숫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폭우라고는 하지만 강우량은 불과 0.8인치(2.0c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정도도 이 시기 네바다 사막의 최대 3개월치 강우량과 맞먹는 양이다. 블랙록시티의 북동부에는 홍수주의보가 발효됐다. 주말에도 비가 이어진 가운데 행사가 끝나는 4일 이후에도 계속 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

[출처 : CNN]
블랙록시티로에서의 탈출은 물론 진입도 막혔다. 당국은 긴급차량을 제외하고 행사장의 진입을 막고 있다. 보급 문제를 우려해 축제 주최측은 참가자들에게 음식과 물, 연료를 절약하라는 안내를 내보내고 있다.

참가자인 한나 버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진흙이 달라붙어 신발이 묵직해지다보니 사람들이 맨발로 걸어다니는 지경”이라며 “자전거로 탈출하려던 사람들도 꼼짝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일부 참가자들은 사막을 벗어나기 위해 걸어서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행사장에서 약 3km 떨어진 도로까지 걸어서 이동한 뒤 거기서 하이킹으로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계획이다.

행사장에서 탈출한 한 무리는 3km를 이동하는 데만 2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한 참가자는 “진흙 위를 걷는 것은 정말 지옥이었다”라며 “한걸음 한걸음을 걸을 때마다 시멘트 블록을 발에 묶고 걷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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