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는 시즌을 포기했다” 김하성 골드글러브에 악재? 이 팀 분위기 어쩌나

김태우 기자 2023. 9. 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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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까지 시즌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김하성
▲ 팀의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도 김하성은 개인 수상이라는 마지막 동기부여가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8월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공식적으로 (시즌을) 포기했다”

USA투데이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대표 소식통 중 하나인 밥 나이팅게일은 1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샌디에이고가 시즌을 포기했다”는 글을 올려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물론 A.J 프렐러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밥 멜빈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그 누구도 “시즌을 포기했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이팅게일은 샌디에이고의 웨이버 클레임 움직임을 보며 그런 정황이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거나 사실상 좌절된 팀들은 지난 8월 말 여러 선수들을 웨이버 공시하며 ‘전략적인 후퇴’에 들어갔다. 혹시 이 선수들을 영입할 만한 다른 팀이 나타나길 기대하는 것이다. 그 경우 잔여 연봉은 더 이상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팀의 부유세(사치세) 기준 설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 혹은 웨이버 공시를 통해 트레이드 가능성을 타진할 수도 있다.

샌디에이고는 한 선수도 웨이버 공시를 하지 않았다. 얼핏 보면 아직 포기하지 않은 듯 보인다. 반면 시장에 루카스 지올리토 등 쓸 만한 매물들이 적지 않게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영입 소식이 없었다. 지난 7월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몇몇 선수들을 영입하며 끝까지 달려보기로 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나이팅게일은 그런 움직임을 보고 샌디에이고가 올 시즌을 포기했다고 본 것이다.

그럴 만도 했다. 7월 말 시점에서는 “후반기 대반격을 통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끝까지 노린다”는 생각이 있었다. 뒤집을 만큼의 경기 수도 남아 있었다. 그러나 정작 팀이 사활을 걸어야 했던 8월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 치면서 이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극히 낮아졌다. 가뜩이나 고액 연봉자가 많은 팀이다. 희망도 없는데 굳이 선수를 영입해 연봉 부담만 늘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3일(한국시간) 현재 64승73패(.467)에 머물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이미 많이 떨어져 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가 집계한 포스트시즌 진출 예상 모델에서 샌디에이고의 확률은 단 1.1% 수준이다. 현재까지의 득실 마진 등을 종합했을 때 시즌을 78승84패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인데, 가을에 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적이다.

▲ 김하성은 수비는 물론 올 시즌 공격과 주루에서도 대활약하고 있다
▲ 김하성은 수비에서는 이미 시즌 초부터 많은 점수를 벌어놓고 있다
▲ 김하성의 올 시즌 수비 성적은 리그 2루수 정상급이다 ⓒ연합뉴스/AP통신

팀 전체적으로도 우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모두가 암울한 결말을 예견하고 있기라도 하듯 선수단에 흥이 나지 않는다. 팀 선발진의 주축인 조 머스그로브(어깨)와 다르빗슈 유(팔꿈치)가 차례로 이탈해 로테이션에 펑크가 났고, 잘 버티던 불펜도 요즘은 별로다. 팀이 큰 기대를 걸었던 타선은 여전히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 팀 전체적인 동기부여가 사라졌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 팬들마저도 ‘내년’을 바라보는 가운데, 샌디에이고에서는 아직 개인 타이틀이 걸려 있는 선수가 있다. 마운드에서는 대표적으로 좌완 블레이크 스넬(31)이 있다. 생애 두 번째 사이영상을 노린다. 타선에서는 2루수 혹은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노리는 김하성(28)이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되면 몇몇 선수들은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지만, 두 선수는 예외가 될 가능성이 크다.

FA 자격을 앞둔 스넬은 올 시즌 완벽한 성적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강력한 구위와 별개로 커맨드가 문제였던 스넬인지만, 올해는 다르다. 시즌 28경기에서 155이닝을 던지며 12승9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 중이다. 볼넷이 많기는 하지만 워낙 강력한 탈삼진 능력에 안타를 적게 허용하니 이런 위력적인 성적이 나오고 있다.

잭 갤런(애리조나)와 더불어 현시점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로 뽑힌다. 스넬은 탬파베이 소속이었던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경력이 있다. 사이영상을 위해서라도 팀 성적과 관계 없이 시즌 끝까지 완주가 확정되어 있다.

김하성은 골드글러브 수상을 노린다. 야수 중에서는 개인 수상 후보가 마땅치 않은데 김하성이 사실상 유일한 후보라고도 볼 수 있다. 김하성은 올 시즌 샌디에이고 야수진의 MVP라고 할 만하다. 공‧수‧주 모두에서 맹활약이다. 시즌 132경기에서 타율 0.274, 17홈런, 52타점, 77득점, 2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4를 기록해 개인 최고 시즌을 써내려가고 있다.

▲ 팀의 동기부여가 떨어진 가운데 김하성은 마지막까지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여건이다 ⓒ연합뉴스/AP통신
▲ 김하성에게는 아직 골드글러브와 20-20이라는 개인적 동기부여가 남아있다 ⓒ연합뉴스/AP통신

골드글러브 수상은 수비가 중요하다. 이미 여기서는 점수를 많이 벌었다. 투표 인단에 제공되는 DRS(수비로 실점을 얼마나 방지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에서 김하성은 +15를 기록 중이다. 내야수 중에서는 6위 기록이다. 2루수 부문에서는 안드레스 히메네스와 경쟁하는데, 김하성은 3루와 유격수로도 많이 뛰어 유틸리티 부문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수상이 꽤 유력한 후보로 뽑힌다. 최종 후보 선정은 무조건이다.

다만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처져 있는 상황에서 김하성 홀로 신이 나 경기를 할 수는 없다. 분명 이런 팀 분위기가 아직 동기부여가 있는 김하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김하성의 수상 전선에 샌디에이고의 어두운 분위기가 방해가 되지 않을지 우려를 모으는 이유다. 김하성의 시즌 마지막 스퍼트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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