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인 없어도 되네...' SON 속도 더 빨라지게 만든 환상 'NEW 10번', 이 1명 때문에 토트넘 더 잘나간다

김우종 기자 2023. 9. 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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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제임스 메디슨(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제임스 메디슨(왼쪽)과 손흥민. /AFPBBNews=뉴스1
'주포' 해리 케인(30)이 떠났지만, 토트넘은 더욱 잘 나가고 있다. 많은 선수단의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부주장' 제임스 메디슨(27)이 특히 눈에 띈다. 미드필더에 새롭게 합류해 팀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토트넘은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펼쳐진 번리와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의 해트트릭 맹활약을 앞세워 5-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3승1무(승점 10)를 마크하며 선두 맨체스터 시티에 승점 2점 뒤진 리그 2위에 자리했다. 반면 올 시즌 승격팀 번리는 리그 3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처졌다.

손흥민이 EPL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한 건 이번이 4번째다. 2020년 9월 사우스햄튼전에서 4골을 넣으며 EPL 첫 해트트릭을 작성한 뒤 2002년 4월 아스톤 빌라전, 같은 해 9월 레스터 시티전에서 각각 해트트릭을 터트린 바 있다. 아울러 손흥민은 EPL 통산 106골을 기록,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03골)와 디디에 드로그바(104골)를 넘어선 채 대런 벤트(106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EPL 통산 득점 공동 30위.

올 시즌 토트넘은 팀 내 주포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았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전력이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일었다. 그러나 오히려 토트넘은 더욱 역동적인 플레이를 펼치면서 리그 초반부터 치고 나가고 있다.

브렌트포드와 개막전에서는 원정의 어려움 속에 2-2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만 했다. 하지만 홈 개막전에서 '거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완파한 뒤 본머스 원정에서도 2-0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번 번리 원정에서 5-2 대승을 거둔 것이다.

이번 번리전에서는 손흥민의 해트트릭 활약도 있었지만, 메디슨의 활약도 빛났다. 손흥민이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배치된 가운데, 메디슨은 중원에서 패스를 뿌려주는 역할을 맡으며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이날 손흥민은 첫 골을 넣은 뒤 메디슨과 진한 포옹을 나누며 기쁨을 나눴다. 전반 추가시간 5분에는 손흥민의 침투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려 했으나 넘어지고 말았다. 비록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지만, 둘의 과감한 호흡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메디슨은 계속해서 활발히 움직였다. 후반 4분에는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에서 침착하게 볼을 간수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마무리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 '손흥민과 유기적인 호흡' 메디슨, 리그 2호골까지 폭발
후반 18분 손흥민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도 메디슨의 작은 움직임이 빛났다. 왼쪽에서 솔로몬의 크로스가 이어지는 순간, 손흥민과 나란히 앞쪽으로 쇄도하며 상대 수비진의 시선을 끌어준 것이다. 메디슨이 앞으로 가는 반면, 손흥민은 반대로 스피드를 줄이며 공간을 창출할 수 있었고,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논스톱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메디슨은 손흥민과 함께 '찰칵' 세리머니를 펼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마치 '손흥민 바라기'의 모습 같았다. 결국 두 번째 골 4분 만인 후반 22분 손흥민은 페드로 포로의 패스를 받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왼쪽)이 2일(한국시간) 번리전에서 득점 후 제임스 메디슨과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이 2일(한국시간) 번리전에서 메디슨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AFPBBNews=뉴스1
손흥민의 해트트릭에 다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날 메디슨은 환상적인 골까지 넣었다. 후반 9분 데스티니 우도지의 패스를 받은 메디슨이 페널티 아크 쪽으로 치고 들어왔다. 이어 칼날 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해 번리의 오른쪽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았다. 흡사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보는 듯했는데, 손흥민의 슈팅보다 탄도가 낮았고 빨랐다. 올 시즌 메디슨의 2호 골이었다. 앞서 메디슨은 전반 34분에도 왼쪽 측면에서 마타르 사르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은 뒤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한 바 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최고 평점 9.6점을 매긴 가운데, 메디슨에게도 8.9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솔로몬(9.0점)에 이은 팀 내 3위 평점이었다. 또 다른 매체 풋몹의 평점도 손흥민(9.6점), 솔로몬(8.9점), 메디슨(8.5점) 순이었다. 또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의 만점을 부여했으며, 메디슨에게 9점, 솔로몬에게 8점을 줬다. 풋볼 런던은 솔로몬보다 오히려 메디슨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 '5년 장기 계약' 토트넘은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를 얻었다
메디슨은 지난 6월 말, 토트넘이 야심 차게 영입한 특급 미드필더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로 5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국가대표로 활약 중인 메디슨은 경기를 읽을줄 아는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 날카로운 슈팅이 강점이다. 2014년 코벤트리 시티 FC(잉글랜드)에 입단한 뒤 노리치 시티와 에버딘 FC(스코틀랜드)를 거쳐 2018년 여름 레스터 시티에 입성했다. 이후 그는 레스터 시티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2021~2022시즌에도 리그 12골 8도움, 지난 시즌에는 리그 30경기에 출장해 10골 9도움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레스터 시티가 지난 시즌 강등의 아픔을 겪은 가운데, 메디슨은 탈출에 성공하며 토트넘에 입성했다.

현재 그의 등번호는 10번. 토트넘의 에이스 케인이 달고 뛰었던 번호다. 그 정도로 메디슨이 팀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케인이 다소 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면, 메디슨은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팀 공격의 속도를 끌어 올리는 플레이 메이커다. 덩달아 손흥민의 속도까지 빨라지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2020년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팀을 떠난 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는 미드필더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이에 케인이나 손흥민이 중원까지 내려오며 경기를 풀어가기도 했으나, 이제 그런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바로 메디슨이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다음 상대(9월 16일 홈 경기)는 약체로 평가받는 셰필드 유나이티드. 그와 손흥민의 플레이에 더욱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메디슨. /AFPBBNews=뉴스1
손흥민(왼쪽)과 제임스 메디슨.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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