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력강화 외치는 北… 尹, 전략적 외교전으로 기선제압

김미경 2023. 9. 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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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수생산공장 잇단 공개
尹, 정상회의 참석으로 결속 다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평안북도 북중기계연합기업소와 중요 군수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술핵공격을 가상한 군사훈련을 하면서 '무력강화'를 주문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유엔 총회 등을 통해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결속을 다지면서 대북 억지력을 높이는 전략적 외교전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에 한중 또는 한일중 정상 만남을 갖는다면 북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김 위원장이 최근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북중기계연합기업소와 중요군수공장을 시찰하고 군수산업 육성을 독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들어 군수생산공장 시찰이나 군 시설 방문을 공개하며 무력강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5일에는 대구경방사포탄생산공장 등을 방문했고, 지난달 11일에는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북중기계연합기업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선박공업 발전과 해군무력을 강화하는 데 중임을 맡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중기계연합기업소의 현대화와 나라의 선박공업 발전 방향에 대해 앞으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중요한 노선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군절(8월28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에는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현 정세는 우리 해군이 전쟁 준비 완성에 총력을 다하여 상시적으로 임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전날인 2일 새벽에는 거리 전략순항미사일 수 발을 발사하며 전술핵공격 가상발사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은 오는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맞아 '민간무력' 열병식 개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과 7월 열병식을 한 데 이은 3번째 열병식이다.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한 해 동안 열병식을 3번이나 하는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10월 중 3번째 정찰위성 시험을 한다고 예고했다. 안보당국은 연이은 김 위원장의 무력강화 행보를 국제사회 고립 심화에 따른 위기감과 초조감 노출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본보에 "한미일 정상회의 성과로 한국과 미국에 일본까지 포함한 대북 억제 강화가 이뤄졌을 뿐 아니라 안보협력이 강화됐다. 3국의 군사적 협력은 해군력 강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해군 전력이 훨씬 열세인 북한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김 위원장이 연일 해군력 강화를 언급한 것도 이때문"이라며 "김 위원장이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우니 무력 강화에 치중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아울러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중관계가 조마조마하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비대칭적 한중 관계를 상호존중과 호혜에 입각한 관계로 조정하는 중"이라며 "중국의 경제 위기설이 대두된 상황에서 중국이 중요한 경제교역국인 한국 등과 전선을 확대할 가능성이 낮다.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성사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의로 얻은 국제적 위상을 아세안과 G20, 유엔총회 등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가 2024~2025년 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진출한 터라 윤 대통령이 오는 5~11일 아세안과 G20 순방을 다녀온 뒤 이달 하순 예정된 유엔 총회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4년 가까이 중단되 한일중 정상회의도 올해 안에 개최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윤 대통령은 올해 초 다보스포럼 참석과 방일을 통한 한일관계의 획기적 개선, UAE(아랍에미리트)·미국·베트남 국빈 방문, G7(주요 7개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우크라이나, 폴란드 방문 등의 외교 일정을 숨 가쁘게 이어오면서 동맹외교와 파트너외교를 활발히 전개했다"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기 위한 협력의 자산을 축적했고, 한미일 협의체 출범을 통해 한국이 자유와 연대의 중추적 행위자로서 글로벌 협력의 담론과 표준을 이끌어갈 수 있는 강력한 동력을 확보했다"고 외교적 성과를 자평했다.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은 한미연합훈련 대응이라고는 하지만 정찰위성 발사실패, 내부의 경제 사정, 사회 결속력 도모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난제들을 안고 있는 가운데 외부에 북한의 도발 능력이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생각된다. 북한의 실제 실력과 겉으로 보이는 능력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대비하고 있다"며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지 못한 지 꽤 됐기 때문에 어떻게든 바람직하게는 올해 중 한일중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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