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157km 강속구 남기고 굿바이…"마지막이라 더 좋은 모습 보이고 싶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한화의 '특급 유망주' 문동주(20)가 시속 157km 강속구를 뽐내며 올 시즌 피날레를 장식했다.
문동주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경기는 문동주의 2023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한화는 올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문동주의 이닝을 120이닝 안팎으로 제한하기로 결정했고 이날 경기를 시즌 마지막 등판으로 못을 박았다.
결과는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동주는 4⅓이닝을 던지면서 안타만 11개를 맞았다. 탈삼진은 2개가 전부. 결국 3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문동주는 118⅔이닝에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문동주는 1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문보경에 우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몰린 문동주는 박동원을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제압하고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한화가 2회초 공격에서만 대거 5득점을 올렸지만 문동주의 난조는 계속됐다. 2회말 또 한번 2사 1,2루 위기에 몰린 문동주는 김현수에 우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2루주자 홍창기의 득점을 막을 수 없었다.
3회말에도 2사 1,2루 위기가 찾아왔지만 이번엔 달랐다. 박해민과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55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것. 4회말 2사 2루 위기에서는 오스틴 딘을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은 문동주는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오지환에 141km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우월 솔로홈런으로 이어지는 한편 박동원과 문성주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자 한화는 투구수가 105개까지 늘어난 문동주 대신 김범수를 마운드에 올렸고 김범수는 박해민과 홍창기를 나란히 2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문동주가 내보낸 주자 2명의 득점을 저지했다. 경기는 한화의 5-3 승리로 끝났고 한화는 연이틀 LG를 제압하면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엄밀히 말하면 올해 문동주의 투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합류해야 하기 때문. 문동주는 이제 한화의 2군 훈련장이 있는 서산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또한 문동주는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 국가대표팀 예비 명단에도 발탁된 상태라 올해 또 한번 국가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경기 후 문동주는 "사실 마지막이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안타를 워낙 많이 맞았다. 볼카운트도 불리하게 간 것도 많았고 전체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매 이닝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그래서 강약조절보다는 1구, 1구를 던질 때마다 최선을 다해서 던진 것 같다"라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문동주의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찍혔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나도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지만 구단에서도 나를 배려해서 결정해주신 만큼 감사함을 가져야 할 것 같다"는 문동주는 "아시안게임에 가서 좋은 결과로 돌아오겠다"라고 말했다.
문동주는 올 시즌을 돌아보면서 "일단 아프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목표는 달성한 것 같다"라고 부상이 없었다는 점에 만족했음을 이야기했다. '점수를 매겨달라'는 말에도 "부상이 없었기 때문에 100점"이라고 말할 정도.
만약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을 하고 돌아오면 다시 팀을 위해 뛸 기회가 있을까. 문동주는 "그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올해 문동주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신인 시절이었던 지난 해에는 13경기에 나와 28⅔이닝을 던져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적응기를 가졌던 문동주는 올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시즌을 치르면서 23경기 118⅔이닝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했다. 이제 그의 나이는 겨우 20세.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 시즌이었다.
한편 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가 오늘(3일)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했는데 한 시즌 동안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LG와의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한 한화는 오는 5일부터 대전 홈에서 SSG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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