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로 판 키운 박신자컵, 대회 최종일까지 한·일전으로 뜨거운 마무리
올해 대회부터 명실상부한 여자 농구 국제대회로 발돋움하려는 박신자컵이 대회 최종일 결승전과 3·4위 결정전까지 한·일전으로 치러지며 막을 내렸다. 이전 대회 대비 커진 규모, 정규 시즌을 방불케 하는 선수들의 치열한 승부에 많은 관중이 몰리며 다음 대회도 흥행을 기대하게 했다.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지난 시즌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통합 챔피언 우리은행과 지난 시즌 일본 W리그 준우승팀 도요타 안텔롭스가 맞붙었다. 앞선 3·4위 결정전도 WKBL의 KB 스타즈와 지난 시즌까지 W리그를 11시즌 연속 제패한 에네오스 선플라워즈 간 대결로 치러졌다.
결과는 모두 일본 팀의 승리였다. 우리은행은 통합 MVP 김단비(22점)와 박지현(15점 8리바운드)이 분투했지만, 포인트 가드 야스마 시오리(20점)를 선봉장으로 내세운 상대의 속공에 고전하며 65-72로 졌다. 야스마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도 뽑혔다. 4강전에서 일본 최강팀 에네오스를 잡고 대회 첫 우승에 도전했던 우리은행으로서는 아쉬운 마무리였다.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가 복귀한 KB는 에네오스에게 74-79로 역전패했다. 강이슬이 25점으로 불을 뿜었지만, 후반 들어 박지수가 빠진 골밑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상대에게 흐름을 내줬다.
한국 여자농구의 전설인 박신자의 이름을 따 2015년 창설된 박신자컵은 지난해까진 비시즌 유망주 발굴에 의미를 두는 대회로 진행되다가 올해는 주전급 선수들도 출전하는 국제대회 형식으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이름도 박신자컵 서머리그 대신 박신자컵으로 바뀌었다.
대회 성격에 걸맞게 규모도 커졌다. 에네오스와 도요타, 호주 리그의 벤디고, 필리핀 대표팀까지 해외 구단이 대거 가세했다. 출전 구단은 한국 리그 6개 팀까지 더해 총 10개 팀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우승 상금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나는 등 판이 커졌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박신자컵의 국제화 시도는 있었다. WKBL 관계자는 “2019년 인도네시아 대표팀 초청을 시작으로 더 확장하려 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무산됐다”며 “지난해 대만 케세이라이프를 초청하면서 본격적으로 규모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박신자가 1회 대회 이후 8년 만에 현장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대회 권위를 높인 것도 눈에 띈다. 그는 개막전에 이어 이날도 경기장을 찾아 결승에 오른 우리은행 선수들을 경기 전 만나 사기를 북돋았다.
박신자는 1967년 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열린 FIBA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이끌며 MVP까지 차지했다. 1999년 여자농구 명예의 전당에 아시아 최초로 헌액됐고, 2020년 아시아 국적 최초로 선수 자격으로 FIB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새겼다. 삼성생명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코치를 맡았고, 은퇴 후에는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다.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관중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우리은행은 큰 점수 차로 뒤진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루즈볼 싸움을 벌였고, 도요타 선수들도 심판 판정에 화를 내기도 하는 등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특히 우리은행을 조별리그 1위를 이끈 박지현은 예선에서만 경기당 평균 26.25 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문 1위, 전체 공헌도 1위에 오르며 다가올 시즌을 기대하게 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서 뛰었던 도카사키 라무(에네오스)도 3·4위 결정전에 나서 기량을 뽐냈다.
1회 대회 이후 첫 유료 관중 입장을 시행했고 비시즌 경기인데도 2일 준결승전, 3일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인 관중은 2000명을 넘겼다. 조별예선 기간에는 3000명 넘는 관중이 몰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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