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다시 외교의 시대, 국가운명이 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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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는 기본적으로 법이 없는 자연 상태다.
온갖 세련된 문구의 '국제법'과 국제사법재판소가 있지만 안 지키면 그만이다.
지난 5월 상수(上壽)를 맞은 키신저는 민주주의, 국제법, 집단안보라는 이상주의적 기반 위에 힘에 의한 현실주의 외교의 적절한 조합을 미국이 나아갈 길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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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지음/김성훈 옮김/김앤김북스 펴냄
국제사회는 기본적으로 법이 없는 자연 상태다. 온갖 세련된 문구의 '국제법'과 국제사법재판소가 있지만 안 지키면 그만이다. 주권(sovereignty)을 능가하는 상위 개념의 권위가 없고 각 국가는 동등한 주권을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강대국일수록 그게 통한다. 그렇다면 국가 간 관계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데, '규범을 어긴 국가를 마냥 방치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대두한다.
그 현실적 대안으로 국제사회는 '리더국'를 요청했다. 국제연맹이 잠시 있다 사라졌고, 국제연합(UN)을 만들었지만, 결국은 리더 국가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이러한 경향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더 확연해졌다. 초강대국 미국의 등장이다. 이미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며 세계질서의 '규범 투사국'으로서 세력균형 원리 하 유럽의 자리를 밀어냈다. 전후 공산체제 소련과 그 지위를 일부 공유해왔지만 1991년 12월 소련 해체 후 30년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가치는 국제사회의 기준이 됐다. 그리고 현재 소련을 대체한 중국 공산정권이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책은 다시 찾아온 소위 '신냉전'의 조짐 속에서 미국의 외교가 어떤 경로를 걸을 것인가, 또 어떤 길이 미국과 세계에 가장 바람직한가를 고민한 저자의 '100년 동안의 업(業)'을 담고 있다. 지난 5월 상수(上壽)를 맞은 키신저는 민주주의, 국제법, 집단안보라는 이상주의적 기반 위에 힘에 의한 현실주의 외교의 적절한 조합을 미국이 나아갈 길로 제시한다.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다자안보체제를 결속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키신저는 1차 대전 후의 베르사유 체제, 2차 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냉전, 이후 탈냉전 30년을 거쳐 오늘날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진 다극화 전조 상황에 이르기까자 미국 외교의 기원과 본질을 깊이있게 통찰한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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