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김단비 22P 고군분투. 우리은행 스몰라인업의 한계. 토요타 65대72 분패, 박신자컵 준우승. MVP는 야스마 시오리

류동혁 2023. 9. 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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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과 토요타의 경기장면. 사진제공=WKBL

[청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아산 우리은행이 분패했다. 일본 토요타 안텔롭스가 박신자컵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3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우리은행 박신자컵 결승전에서 일본의 강호 토요타 안텔롭스에 65대72로 패했다.

박신자컵은 2015년 창설됐다. 우리은행은 박신자컵과 인연이 없었다. 리그 최강 팀이었지만, 유망주는 항상 부족했다. 때문에 박신자컵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박신자컵을 유망주 위주의 대회에서 국제대회로 격상시킨 원년이다. 풀 전력을 가동했지만, 우리은행은 토요타의 벽에 막혔다, 팀 첫 박신자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22득점) 박지현(15득점)이 고군분투했고, 토요타는 야스마(20득점) 우메자와(20득점)가 공격을 이끌었다.

▶1쿼터=토요타 야스마의 폭주

이번 대회 우리은행과 토요타는 개막전에서 연장 혈투를 치렀다. 두 팀은 공통점이 있다. 우리은행은 정통 빅맨이 없고, 토요타는 우메자와가 있지만, 약하다. 대신 특급 가드 야마모토, 카와이, 야스마가 중심이다.

우리은행 역시 김단비와 박지현을 중심으로 한 스몰 라인업이 핵심이다.

토요타는 1쿼터 초반 우리은행 골밑을 공략했다. 가드진의 재치있는 엔트리 패스가 우메자와의 연속 골밑슛으로 연결됐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의 3점포로 응수했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우메자와의 외곽 수비 약점을 공략하는 공격이 나와야 했다. 준결승에서 에네오스 빅맨 토카시키를 공략했던 방식이다. 단, 1쿼터 초반 우리은행 중거리슛 야투율은 좋지 않았다.

그러자, 토요다의 강력한 반격. 카와이와 야스마의 외곽이 터졌다. 11-3, 토요다의 일방적 리드.

강력한 스피드를 자랑하는 야스마가 맹위를 떨쳤다. 3점포를 터뜨린데 이어, 과감한 돌파로 자유투 2득점. 우리은행의 작전타임.

박지현이 과감한 돌파로 자유투 2득점. 불리한 흐름을 일단 끊었다. 우리은행의 압박이 강해졌다. 토요타의 24초 제한 시간. 김단비의 스틸, 속공 득점이 터졌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토요타는 빅맨 우메자와를 빼고, 스몰 라인업으로 전향했다. 야스마가 맹위를 떨쳤다. 반면,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잇단 실책을 저질렀다.

20-10. 우리은행은 최이샘을 투입했다. 공수 조직력을 강화했다. 박지현의 자유투 2득점.

이때, 토요타 에이스 야마모토가 움직였다. 정면 3점포가 림을 통과했다. 그러자, 김단비가 더블팀을 유도한 뒤 외곽 패스, 박지현의 3점포가 림을 갈랐다. 그러자 이번에는 야마모토가 스크린을 받은 뒤 우리은행 수비를 집중시킨 뒤 요코야마에게 패스, 미드 점퍼로 연결됐다. 그러자, 이번에도 박지현의 날카로운 컷인이 성공. 25-17, 8점 차 토요타의 리드. 우리은행은 1쿼터 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최이샘을 늦게 투입했다. 4쿼터 승부처 대비였다. 우리은행은 토요타처럼 가동자원이 많지 않다. 8점 차 리드는 아쉬웠지만, 경기의 추가 급격히 기울진 않았다.

토요타 야스마. 사진제공=WKBL

▶2쿼터=우리은행의 반격

토요타는 1쿼터 초반과 같은 시스템을 채택했다. 또 다른 빅맨 노리코를 투입시키면서, 우리은행 골밑을 노렸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토요타는 미야시타의 코너 3점포로 기세를 올렸지만, 트랜지션 속도는 약간 느려졌다. 게다가 노리코가 들어가면서 외곽 수비도 헐거워졌다. 우리은행은 외곽 3점포, 유승희의 단독 돌파로 연속 득점. 최이샘의 미드 점퍼까지 터지면서 4점 차로 추격. 그러자, 토요타는 주전센터 우메자와를 재투입. 1쿼터 12점을 몰아넣은 야스마가 골밑 돌파. 그러자 이번에는 박지현이 코너 3점포로 맞불을 놨다. 그러자 이번에는 토요타가 야마모토를 중심으로 한 절묘한 패스워크로 가볍게 골밑 득점. 우리은행이 착실히 흐름을 점령하고 있었지만, 확실히 토요타는 간단치 않았다.

우메자와 투입 효과는 따로 있었다. 우리은행 파울이 급격히 늘어났다. 골밑 몸싸움을 치열하게 하면서 우리은행의 반칙과 피로도는 쌓였다. 단, 김단비가 이번에는 3점포를 터뜨린다. 우메자와를 '매치업 헌팅' 돌파까지 성공시켰지만, 아깝게 메이드시키지 못했다. 단, 토요타가 우메자와를 투입하면서 부작용이 나왔다. 조직력이 흐트러졌다. 특히 우리은행의 날카로운 컷인을 방어하기 위한 디펜스가 약해졌다. 김단비가 돌파에 성공했다. 토요타의 실책. 34-32, 2점 차까지 추격했다.

토요타는 야마모토를 다시 투입, 날카로운 패스 이후 미야시타의 앨리옵 레이업이 나왔다. 그림같은 플레이였다. 양팀 모두 흔들릴 때마다 에이스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수준높은 경기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유승희가 의미 있는 공격리바운드를 잇따라 잡아내며 토요타 수비에 혼란을 가중시켰다.

토요타는 야마모토가 세트 오펜스를 지휘했다. 우메자와에게 날카로운 엔트리 패스가 연결됐다. 골밑은 우메자와의 세상이었다. 골밑슛을 실패했지만, 다시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메이드. 38-32, 6점 차.

'가위 바위 보' 게임이었다. 우리은행은 스몰 라인업을 쓸 수 밖에 없는 구조. 토요타는 빅맨을 투입할 때 분명, 수비에 자그마한 균열이 있었다. 우리은행은 효과적으로 공략했지만, 2% 부족. 토요타는 뚝심있게 밀어부쳤다. 결국 특급 가드 야마모토를 중심으로 우리은행의 골밑을 착실히 공략. 여기에는 토요타의 노림수가 들어있었다. 우리은행의 주전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을 파악, 일단 전반은 우메자와를 이용해 우리은행의 체력적 부담감을 최대화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후반 승부처에서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맞불을 놓으려는 토요타의 치밀한 플랜이었다. 이때, 야마모토가 3파울,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우리은행에게는 좋은 변수. 토요타는 곧바로 야스마로 교체.

김단비의 돌파가 성공했다.

2분을 남기고 우메자와는 카와이로 교체, 토요타는 다시 스몰 라인업이었다. 카와이가 핸드 오프 플레이로 교모하게 스크린을 타면서 골밑 돌파. 야스마가 스크린을 이용해 공간을 만든 뒤 3점포를 작렬시켰다.

2쿼터 막판 유승희가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지만, 토요타는 야스마의 돌파 이후 미야시타가 3점포를 터뜨리면서 오히려 13점 차로 리드 폭을 벌렸다. 49-36, 13점 차 토요타 리드로 전반이 종료됐다.

김단비의 미스매치를 활용한 골밑 돌파. 사진제공=WKBL

▶3쿼터=활로를 찾지 못한 우리은행

초반이 중요했다. 우리은행은 빠르게 10점 차 안으로 좁히면서 흐름을 잡는 게 중요했다.

토요타 야스마가 스틸, 우메자와의 2차 속공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토요타의 외곽 압박 수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단순한 3점포 일변도의 공격. 공격 효율이 떨어졌다.

야스마의 공격 리바운드 이후, 요코야마의 골밑 돌파가 성공, 53-36, 17점 차.

유승희의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 우리은행 3쿼터 첫 득점이 나왔다. 우리은행은 수비는 괜찮았지만, 외곽 3점포가 지독하게 터지지 않았다. 토요타의 외곽 수비가 좋은 부분도 있었다.

나윤정이 4파울에 걸렸다. 반면, 토요타는 카와이가 3점슛을 성공시켰다. 5분25초를 남기고 최이샘이 투입됐다. 김단비와 최이샘의 콤비 플레이가 나왔다.

단, 양팀 모두 치열한 수비전. 우리은행의 김단비를 중심으로 한 패싱 게임은 토요타의 풍부한 활동량과 수비력에 의해 번번이 차단됐다. 반면, 토요타 역시 우리은행의 압박에 공격 효율은 좋지 않았다.

3쿼터 막판, 토요타는 스몰 라인업보다는 빅 라인업을 또 다시 선택, 우메제와가 나가고 또 다른 빅맨 노리코가 나섰다. 우리은행은 스틸에 의한 U파울을 얻어내면서 점점 점수 차를 좁혔다. 김단비의 골밑 돌파가 나왔다. 60-47, 13점 차 토요타의 리드.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3쿼터 막판 추격세가 나름 호재였다. '절망'할 필요가 없는 스코어였다.

김단비와 우메자와. 사진제공=WKBL

▶4쿼터=우리은행 매치업 헌팅. 토요타의 봉쇄 작전

첫 토요타의 공격은 불발. 하지만, 우리은행 역시 실책.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우메자와의 미드 점퍼가 림을 관통했다.

우리은행은 스위치 이후 우메자와를 외곽으로 끌어내렸다. 김단비는 우메자와와 1대1을 시도했다. 4강전 에네오스전에서 토카시키를 상대로 성공했던 '매치업 헌팅'과 비슷했다.

단, 토요타는 나머지 선수들의 대응이 훌륭했다. 원 카운트 포지션에서 헬프 수비를 들어갈 준비를 했고, 김단비가 드리블을 멈추면, 그대로 수비 스위치를 통해 미스매치 공략을 봉쇄했다.

우리은행은 무리한 슛을 쏠 수밖에 없었다. 박지현의 미드 레인저에서 미스매치 포스트 업 공략도 토요타는 비슷한 대응 방식으로 수비했다.

김단비가 마수걸이 3점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토요타는 우메자와를 이용한 간단한 포스트업 패턴으로 2득점을 추가.

여기에는 활동력의 차이도 존재했다. 4쿼터 체력적 부담감이 극대화되는 시점. 우리은행 주축들은 지쳤다.

반면 토요타는 3쿼터 내내 활발한 로테이션으로 체력 부담감을 최소화했다. 토요타와 우리은행의 활동력 차이가 있었다. 결국 우리은행은 3점슛 성공률도 저조했다. 3쿼터까지 21%(28개 시도 6개)였는데, 토요타의 강한 활동력을 동반한 외곽 수비가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에이스 박혜진이 빠진 상태. 최이샘도 잔부상으로 인해 풀 타임을 소화할 수 없는 상태였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끝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투혼과 별개로 이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다.

결국 전력의 차이가 있는 경기였다. 청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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