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5000억 증액 후폭풍… `대심도빗물터널` 또 해넘긴다

김남석 2023. 9. 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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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수해방지 핵심 대책으로 내놓은 '대심도빗물터널' 계획이 또 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강남역 3500억원, 도림천 3000억원, 광화문 2500억원 등 총 9000억원의 사업비를 예상하고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서울시는 기본계획 이후 실시설계와 공사를 함께 진행하는 '턴키' 사업으로 올해 하반기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7월 서울시가 제출한 대심도 터널 1단계 사업계획에 대한 설계 적정성 검토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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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비용 늘자 적정성 검증
사실상 면제된 예타 다시 받는셈
내년 상반기 착공 어려워질수도
서울 신월동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수해방지 핵심 대책으로 내놓은 '대심도빗물터널' 계획이 또 다시 해를 넘기게 됐다. 사업비가 5000억원 넘게 늘어나면서 5월 목표였던 '기본계획'을 아직까지 마치지 못했다. 시가 수 차례 강조했던 연내 착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강남역·광화문·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착공 예정일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기본계획 과정에서 사업비가 5000억원 이상 증액되자 기획재정부가 설계 적정성 검토에 나서면서다.

당초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으로 추진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강남역 3500억원, 도림천 3000억원, 광화문 2500억원 등 총 9000억원의 사업비를 예상하고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다.

당시 환경부는 해당 사업의 예타를 면제했다. 기본계획 용역은 11월 착수해 5월 종료 예정이었다. 서울시는 기본계획 이후 실시설계와 공사를 함께 진행하는 '턴키' 사업으로 올해 하반기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본계획 과정에서 사업비가 1조4150억원으로 기존 예상 대비 57%가량 늘어났다. 강남역이 3500억원에서 5640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도림천과 광화문도 각각 2010억원, 1000억원 늘어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토지 확보를 위한 보상비용과 공사비 인상분 등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당초 예상보다 공사비가 크게 늘어나자 기획재정부가 검증에 나섰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7월 서울시가 제출한 대심도 터널 1단계 사업계획에 대한 설계 적정성 검토에 착수했다. 사실상 면제된 예타를 다시 받는 셈이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말 설계 적정성 검토가 끝나는 대로 실시설계 턴키사업을 발주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실시설계에도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계 적정성 검토와 실시설계 과정에서 조금의 문제만 생겨도 서울시가 새롭게 제시한 내년 상반기 착공도 어려워질 수 있다.

서울시가 처음부터 사업을 무리하게 계획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는 기본계획 용역 막바지였던 지난 6월까지도 연내 착공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미 사업비 증액이 확정되고 기재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던 상황이었던 만큼 당시도 연내 착공 불가능이 이미 기정사실화 된 시점이다.

또 최초 사업을 구상했던 지난 2011년 이후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사업을 발주한 것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최악의 홍수피해를 면피하기 위해 급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지만 낙관적인 전망만 내놓았다는 것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작년 9월 기본계획 발주 시점부터 올해 착공 자체가 무리한 계획"이라며 "모든 계획이 완벽하게 진행돼야 빠듯하게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빠른 사업 추진도 중요하지만 비용과 설계, 안전 등은 철저하게 살피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조언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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