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교육 멈춤의 날', 전국 집회 예고에… 술렁이는 학교현장

4일 서이초 교사 49재 집회…임시 휴업 13개교
일부 교사 연가·병가 사용에 학사일정 차질 우려

전국교사일동이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서초구 교사 사망 사건 진상 규명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앞두고, 지역 교육계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재량휴업 학교와 우회파업 동참 교사가 잇따르고, 각종 교원단체가 추모 행사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교육당국은 징계 방침과 이주호 장관의 호소문 발표 등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최근 서울과 전북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교사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재량휴업 등으로 인한 학사일정 혼란이 불가피해지면서 사회적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3일 충청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사망 49일째인 4일 오후 4시 30분 국회 앞에서 '공교육 멈춤의 날' 연가투쟁 집회가 열린다. 당초 낮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이 집회는 교육부가 강경 대응 계획을 밝히면서 교사들의 퇴근 시간 이후로 변경됐다.

이날 집회 관련 임시(재량)휴업에 참여하는 지역별 학교 수는 세종 8개교, 충남 5개교 등 13개교다. 대전·충북은 3일 현재까지 휴업에 참여하는 학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각 교원단체별 추모 집회도 열린다.

대전·충남·충북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원들이 퇴근한 이후 참석할 수 있도록 4일 오후 각 시도교육청에서 서이초 교사 49재 추모행사를 열 예정이다. 교총은 이날 서울에서 교사들이 개최할 '공교육 멈춤의 날'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이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전교조 대전지부도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에서 대전실천교육교사모임, 대전좋은교사운동 등과 함께 추모 행사를 열 계획이다. 세종시는 교육청과 11개 단체가 모인 세종교육활동보호조례 추진단이 서이초 교사 추도 및 세종교육공동체 회복의 날 행사를 갖는다.

상황이 긴박해지면서 교육부는 강온 양면 방침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을 통해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하기 위한 학교의 임시(재량)휴업 전환이나 교사 개인의 연가·병가 사용은 불법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3일 '교권 회복 및 교육 현장 정상화를 위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교사들의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교사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중·고등학교보다는 초등교사를 중심으로 연가 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징계 등 이유로 연가를 내지 못한 교사들도 퇴근 시간 이후 지역에서 열리는 추모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대전시교육청이 지역 일부 초등학교에 대해 4일 교사의 연·병가는 물론 학부모의 체험학습 신청도 불허한다는 지침을 내리면서 내부 갈등도 극에 달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일부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체험학습계획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교사들의 단체행동을 지지하는 것을 불허한 데 따른 것이다.

학부모들과 교원단체들은 "법이 보장하는 학교장의 재량권과 학부모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교사들의 잇따른 극단적인 선택도 추모 분위기를 끓어 올리고 있다.

서초구 서이초 초등교사에 이어 지난달 31일엔 서울 양천구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 1일엔 군산의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또 발생한 것이다.

학사일정 혼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재량휴업에 참여한 학교와 일부 교사들이 연가·병가 사용으로 우회파업에 동참하면서 학사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고민과 함께 맞벌이 부모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3일 오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4일 연가투쟁 집회 관련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