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저하고’ 말장난 그만하고 경제정책 근본 전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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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로 접어든 지 두달이 지났는데도 각종 경기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하반기가 시작된 지 두달이나 지나자 정부는 이제 9월 이후 경기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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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로 접어든 지 두달이 지났는데도 각종 경기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최근 나온 산업부 8월 수출입 동향과 통계청 7월 산업활동 동향 등을 종합하면, 수출은 전년 대비 11개월째 줄고 있으며,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전월에 견줘 모두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올 1월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나타났다.
정부는 여름철 기상 악화를 비롯한 일시적 요인에 무게를 실으면서, 반도체 수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줄었으나 전월 대비로는 15% 늘어나는 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바닥을 찍고 플러스로 돌아설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바라는 전환 시점은 뒤로 계속 밀리고 있다. 하반기가 시작된 지 두달이나 지나자 정부는 이제 9월 이후 경기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게 무슨 희망 고문인가.
9월 이후 수출을 비롯한 경기 지표가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하더라도 그걸 상저하고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1.4% 자체가 워낙 낮은 수치여서, 0% 성장에 그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상저하고라고 위안 삼을 일은 아닌 것이다. 1.4%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코로나 사태 등 외부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 경제가 맞닥뜨린 최초의 1%대 성장률이다.
더구나 우리 수출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일본식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등 부정적 전망이 커지고 있다. 7월 설비투자가 8.9% 줄어드는 등 우리 기업들도 향후 경기 상황을 상당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부자 감세와 경기예측 실패로 사상 최대 세수 펑크가 예정된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세수 펑크 규모가 매달 커지면서 정부가 써야 할 예산을 쓰지 않아 성장률을 깎아 먹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와 가계 부채 증가 등으로 금리 인하 카드도 쓸 수 없는 상태다.
가계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 누적으로 실질소득이 줄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355만8천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처음 감소했다. 상저하고라는 말장난은 그만하고 감세정책을 비롯한 잘못된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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