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마시면 어떻게 돼요?" 새벽 걸려 온 전화…생명 구한 소방관

장연경 소방장./사진제공=제주소방안전본부

"연탄가스 마시면 어떻게 돼요?"

같은 질문만 반복하는 신고자의 전화를 장난 전화로 여기지 않고 끈질기게 위치를 추적해 생명을 구한 소방관이 화제다.

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119 종합상황실 장연경 소방장은 지난 6월 새벽 "연탄가스 마시면 어떻게 되냐"고 힘없는 목소리로 묻는 전화를 받았다.

신고자는 위치와 신상을 알아내기 위한 장 소방장의 질문에도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장 소방장은 신고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 전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호라고 판단하고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형성했다.

당시 신고자는 발신자 표시 제한으로 전화해 위치 추적과 다시 전화를 거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장 소방장은 휴대전화 강제 위치 추적으로 GPS 값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신고자가 있는 곳을 찾아냈다.

장 소방장의 연락을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현장 수색 끝에 실제 연탄가스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신고자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목숨을 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 소방장은 신고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과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연계해주는 등 사후관리에도 힘썼다. 그의 대처는 제4회 전국 119 상황관리 경진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장 소방장은 "신고자 입장에서 신고 내용을 이해하고, 침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려고 했다"며 "앞으로도 공감을 바탕으로 사소하고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